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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체포영장 Q&A] 실제로 법정에 설 가능성 있을까
기사 작성일 : 2023-03-18 12:01: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최인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전쟁범죄자로 수배돼 파장이 주목된다.

ICC는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마리야 알렉세예브나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 내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사실이 확인됐다는 게 주요 혐의사실이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법정에 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희박해 ICC의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라는 관측이 일단 지배적이다.

푸틴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 사태를 문답형식으로 풀어본다.

-- 국제형사재판소, ICC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 ICC는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 등 악질 범죄를 사법처리하는 상설 재판소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체결된 조약인 로마규정에 따라 2002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설립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일본 등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를 포함해 123개국이 회원국이다. 미국, 중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가입했다가 탈퇴했다.

-- ICC는 왜 푸틴 대통령을 수배했나.

▲ ICC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어린이를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고 그들 중 다수를 러시아 가정에 입양되도록 하는 등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강제이주는 ICC를 설립한 조약인 로마 규정에 따라 범죄로 인정된다.

어린이 강제이주나 문화적 세뇌는 어떤 면에서 인류 최악의 범죄인 제노사이드와 연결되는 정황이다.

그간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민간인 살해, 기간시설 파괴 등 다른 정황도 다수 전해졌으나 푸틴 대통령의 이번 영장과 관련해서는 일단 언급되지 않았다.

--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 러시아는 ICC의 체포영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ICC 관할권 밖이라 ICC가 발부한 모든 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가 2016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ICC는 러시아 연방과 시민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는 것이다.

네벤자 대사는 ICC에 대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무능한 국제기구", "ICC는 늘 자신의 의도에 따라 가짜 관할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서구 집단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라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러시아가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법의 관점에서 ICC의 결정들은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 체포영장에 실효성은 있을까.

▲ ICC는 제노사이드, 전쟁범죄, 반인도범죄와 관련된 경우에는 국가원수에 대한 면책특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러시아는 ICC를 인정하지 않아 자국민을 ICC로 인도하지 않는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나 리보바-벨로바 위원이 ICC 법정에 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ICC는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은 궐석재판은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재판이 언제 개시될 수 있을지도 오리무중이다.

다만 이번 체포영장 발부는 러시아에 뚜렷한 경종이다.

푸틴 대통령 아래에 있는 다른 러시아 고위관리도 언제든 수사망에 걸려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여행 등 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 러시아로 강제 이송됐다는 어린이들은 누구인가.

▲ 러시아는 부모 등 보호자를 잃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최소 1천400명을 데리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어린이 최소 2천명이 동반자 없이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조사결과가 외신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러시아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대다수는 헤르손, 하르키우,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남부의 러시아 점령지 출신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이름이나 출신지, 러시아 내 거주지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왜 데려갔나.

▲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최소 수백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이 고아원과 아동보호시설에서 납치돼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했다고 주장한다.

칸 검사장은 이주된 아동 다수가 러시아 가정에 입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로 간 우크라이나 어린이 다수는 보호자가 될 수 있는 친척이 고향에 있다고 지적한다.

서방언론 매체들은 어린이 이주가 러시아의 전쟁명분 선전, 러시아 정체성을 지닌 우크라이나인 육성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친서방 나치정권의 핍박받는 친러시아 주민을 구원한다며 작년 2월 자칭 '특수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지난달 22일 러시아에서 열린 애국 콘서트에는 우크라이나 미성년자가 등장해 "어린이 수백명을 구해줘서 고마워요"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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