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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레미콘공장 부지 국제업무지구로…첨단기업 유치
기사 작성일 : 2023-03-19 13:00:16
아일랜드 더블린 수변개발 현장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더블린=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수변도시 정책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블린= 고현실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가 첨단산업 분야 기업이 모이는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혁신적인 디자인의 건축물이 지어지고, 인근 서울숲에는 한강을 볼 수 있는 전망 공간이 들어선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그랜드 캐널독 지구를 방문해 삼표부지 등 성수동 일대를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담아 성수 일대를 더블린 그랜드 캐널독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미래산업의 신성장 거점이자 한강변 대표 명소(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게 오 시장의 목표다.

오 시장은 이날 약 1시간 동안 그랜드 캐널독 지구를 둘러보며 성수 미래업무지구에 관한 구상을 구체화했다.

그랜드 캐널독 지구는 더블린 도크랜드(항만 지역)의 가스시설 부지를 재개발해 만든 업무·주거·상업·문화 복합단지다. 구글·애플·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의 유럽 본사가 몰려 '실리콘 독'으로도 불린다. 수변을 따라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과 문화시설이 늘어서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오 시장은 극장 커튼을 형상화한 외관의 도크랜드 극장과 곡선 형태의 유리 벽이 돋보이는 도크랜드 컨벤션 센터를 찾아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과 주변 공원 등이 조화를 이루게 한 더블린의 수변도시 정책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아일랜드 더블린 도크랜드 컨벤션센터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더블린=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곡선 형태의 유리벽 외곽이 돋보이는 아일랜드 더블린 '도크랜드 컨벤션 센터'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곳과 비슷한 삼표 레미콘 부지에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이곳에 와서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일구는지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콘셉트를 그대로 한국에 가져가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연계해 서울숲과 잘 어우러진 성수동 일대를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고 전 세계 최첨단 기업이 몰려들 수 있는,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숲 인근의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성수동1가 683번지)는 작년 공장 철거로 생겨난 면적 약 2만3천㎡의 대규모 개발 부지다.

철거 이전부터 활용 방안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부지 소유주인 삼표산업과 서울시 간 이견, 각종 규제 등으로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2009년에는 현대자동차가 해당 부지에 110층 규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 했다. 당시 오 시장은 GBC에서 나온 공공기여를 활용해 삼표 부지에 한강변 랜드마크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때 한강변 높이 규제 등이 만들어지면서 GBC 건립은 무산됐다.

장기간 표류하던 사업은 작년 서울시와 협의 끝에 삼표산업이 레미콘공장을 자진 철거하면서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후 모습


[서울 성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는 성수 일대를 신산업 성장 거점이자 도시·자연·첨단산업·문화가 어우러진 수변복합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재원은 삼표부지의 용도지역을 1종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완화해주는 대가로 받는 공공기여금 6천억원을 활용한다.

우선 삼표 부지에 첨단 기업이 모이는 업무 지구인 '글로벌 퓨처 콤플렉스'(GFC)를 만들어 미래형 첨단산업 'TAMI'(타미) 분야 기업을 집중 유치한다. TAMI는 기술(Technology)·광고(Advertising), 미디어(Media), 정보(Information) 산업을 통칭한다.

삼표부지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춘 신개념 스마트 오피스이자 국제 인증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LEED 플래티넘)을 짓는다. 서울숲 등 주변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저층부는 선큰(sunken·지상에 노출된 지하공간)이나 덮개공원 등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활용, 삼표산업과 협력해 혁신적 디자인을 도입하기 위한 국제설계공모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도크랜드 극장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


(더블린=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도크랜드에 있는 보드 가이즈 에너지 극장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숲 일대에는 한강 노을을 즐길 수 있는 수변 랜드마크 타워 건립을 추진한다. 서울숲 내 활용도가 낮은 부지를 활용해 전시, 문화 체험, 컨벤션, 콘퍼런스 등을 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아울러 서울숲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야외주차장은 지하로 내리고 입체 덮개공원 하부에 주차장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숲 랜드마크는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사전협상을 거쳐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건축물 높이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더블린 우호협력도시 협약


(더블린= 오세훈 서울시장과 캐롤라인 콘로이 시장이 16일(현지시간) 더블린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서울-더블린시 간 교류 강화를 위한 우호협력도시 협약 체결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시장은 그랜드 캐널독 지구 방문에 앞서 더블린 맨션하우스에서 캐롤라인 콘로이 더블린시장과 만나 양 도시 간 교류 강화를 위한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교통 분야에서 정책 교류를 이어온 두 도시는 기후 위기 대응, 문화, 관광 등 행정 전반으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협약식에서 코로나19 이후 시 직원들의 근무 형태 변화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더블린시 관계자가 "코로나19 후에도 사무 인력은 가능하다면 주 5일 중 3일은 집에서 일한다"고 하자 오 시장은 "런던시도 유사한 형태의 근무를 유지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돌아가서 심도 있게 검토해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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