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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오부치 딸에 "친구 안 만나면 멀어져…갈등 있어도 만나야"
기사 작성일 : 2023-03-19 18:00:03
오부치 유코 일한의원연맹 부회장 접견하는 윤석열 대통령


(도쿄= 임헌정 기자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한 호텔에서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딸인 일한의원연맹 오부치 유코 부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일관계에 대해 "친구도 만나지 않으면 멀어진다. 갈등이 있어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 오부치 유코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그런 혜안을 보여준 오부치 전 총리에 대한 감사를 딸에게 대신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19일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오부치 유코 의원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윤 대통령에게 인사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다. 저도 한일관계 개선에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같은 자리에서 일한협력위원회 회장인 아소 다로 전 총리는 "국내 정치 사정이 있을 텐데도 이번 방일을 결정해줬다"며 "양국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결단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다시 한번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도 "이번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해법은 윤 대통령의 큰 리더십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일한관계의 신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공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보편적 규범을 따르는 국가로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양국 국민이 한해 수백명씩 오가며 교류하는데, 정치 지도자가 그것을 외면하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도쿄 한국학교를 방문할 때 아들이 수행한다"며 "아들에게 보디가드 역할을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독학한 한국어로 인사하는 일본 청소년의 동영상을 윤 대통령에게 보여줬는데, 알고 보니 본인의 딸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윤 대통령과 어디 가별도 접견에서 대화가 길어지자 "시간이 늦은 건 아닌가요"라고 물었는데, 지난해 방한 때 받은 '윤석열 시계'를 손목에 차고 있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게이오대 연설 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는 1학년 학생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만나는 것"이라며 한국을 자주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돼서 가장 처음 한 조치도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였다"고 했다.

일본 공명당 대표 접견한 윤석열 대통령


임헌정 기자 =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일정상회담 뒷얘기도 뒤늦게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확대 회담에서 "도쿄에 도착해보니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 뒤면 활짝 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올해는 벚꽃이 이례적으로 예년보다 빨리 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환영하려고 조금 무리해서 개화한 것 같다"고 덕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대화를 전하며 "양자 회담에서 상대국 국기 색의 넥타이를 매는 관례를 고려, 한국 측은 붉은색 계통의 넥타이를, 일본 측은 푸른색 계통의 넥타이를 각각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회담 후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경양식 집에서 이어진 2차 만찬에서 일본 유명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화제가 된 사실도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가 '어떻게 주인공은 저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살이 안 찌나'라는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며, 윤 대통령이 먼저 말을 꺼냈다고 한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그 드라마 주인공이 여기도 왔는데,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친선단체 접견에서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 식당의 '오므라이스 맛은 어땠나'라고 윤 대통령에게 묻자 "밥맛은 그대로인데, 달걀 두께가 전보다 얇아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소 전 총리는 "예전 셰프는 돌아가시고 지금은 새로운 요리사가 이어가고 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요리사가 일부러 한국 스타일로 요리한 줄 알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소 전 총리가 지난해 방한했을 때 선물한 양갱 얘기를 꺼내며 "그 집도 수백 년을 이어왔는데, 그런 게 일본 산업의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기반"이라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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