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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비판 트윗' 美 이중국적자 1년여만에 석방
기사 작성일 : 2023-03-21 16:00:56
사아드 이브라힘 알마디


2021년 8월 미국의 한 음식점에서 촬영된 사아드 이브라힘 알마디의 모습. [아들 이브라힘 알마디가 AP와 를 거쳐 제공. 사진 설명에 나오는 사건에 대한 보도나 논평에만 이 사진을 사용할 수 있음. 전송 후 14일 이내에만 사용 가능. DB 금지. 라이선싱 금지. 크레딧 표시 필수]

임화섭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자국 실권자인 왕세자를 비판하는 트윗을 올린 미국 시민을 구속 1년여만에 석방했다고 A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미국 이중국적자인 사아드 이브라힘 알마디(72)가 이날 석방됐다고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아들 이브라힘 알마디가 밝혔다.

이브라힘은 부친이 투옥 기간에 체중이 크게 줄고 건강이 매우 악화했다고 전했다. 사아드 알마디는 이날 밤 사우디 리야드에 사는 가족들과 함께 집에 머물렀다.

알마디는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가 은퇴해 플로리다에 살고 있었으며, 2021년 11월 가족을 만나기 위해 2주 계획을 잡고 리야드로 갔다가 현지에서 돌연 체포됐다.

사우디 당국은 그가 몇 년 전 플로리다 자택에서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문제삼아 국가안보를 해치고 테러를 지원했다는 죄목으로 구속했으며, 1심 법원은 16년 금고형과 16년 여행금지를 선고했다.

사우디 당국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 중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당시 제1부(副)왕세자(현 왕세자)가 권력을 굳히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과 그의 캐리커처를 담은 트윗이 포함됐다. 알마디는 이 트윗들을 2015년에 올렸다.

사우디 당국은 또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관한 트윗을 알마디가 올린 점도 문제삼았다.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작년 7월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사아드 알마디의 석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우디 항소법원은 그 후 그의 형량을 19년으로 오히려 높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TV 제공]

사아드 알마디의 석방은 사우디와 미국 당국을 통해서 즉각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사우디 당국이 그를 상대로 한 혐의 제기를 모두 철회한 상태라고 가족과 변호인들이 전했다.

다만 사우디 당국이 그에 대해 내린 여행금지령까지 해제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사우디 당국은 자국과 다른 나라의 국적을 함께 보유한 이중국적자들 중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이들에게 여행금지령을 내려 출입국을 막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덤 이니셔티브의 사우디 지역 담당자인 압둘라 알라우드는 알마디의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트윗 때문에 투옥됐다"며 이는 애초부터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프리덤 이니셔티브는 중동 지역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사람들의 구명 운동을 벌이는 단체다.

알라우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억류되거나 구금되거나 투옥된 인권운동가들과 다른 이들의 석방을 계속 압박토록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프리덤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적어도 4명의 미국 시민과 1명의 미국 영주권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행금지령을 받고 억류된 상태이며, 이와 별도로 미국 시민 1명이 감옥에 계속 수감돼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와 바이든 행정부 사이의 관계는 한동안 상당히 악화했다가 최근에는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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