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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人] ⑩ '지역 소상공인의 멘토' 박광철 교수
기사 작성일 : 2023-03-22 08:00:29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전주기전대학교 사회적경제인재양성과 박광철 학과장


(전주= 김진방 기자

(전주= 김진방 기자 =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온라인 마케팅이든 밀키트 제작이든 무엇이든 지원합니다."

전주기전대학교 사회적경제인재양성과 학과장인 박광철 교수는 22일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의 역할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교수가 수장을 맡은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은 조금 특별한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

수강생의 90%가 지역 소상공인이고, 나머지 10%도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다.

박 교수는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 사업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사업 전환을 위한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 과정으로 주요 교육생들이 지역에서 실제 사업을 하는 업체 대표들"이라며 "입학 자격 조건에도 소상공인 확인서 제출이 필수인 소상공인을 위한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지역 소상공인들은 지역적인 한계로 온라인 마케팅 최신 트렌드와 온라인 플랫폼 진출 방법 등을 알 수 없다"면서 "우리는 소상공인을 교육하고, 실제로 실습을 통해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는 단계까지 이끌어 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관으로 운영되는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 사업은 기전대, 경희대, 계명대, 목포대 등 전국 10개 대학이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라이브 커머스 활용법, 온라인 플랫폼 제품 상세페이지 제작, 제품 촬영, 온라인 마케팅, 스마트 스토어 개설, SNS 마케팅 등 '실전용' 영업 기술을 한 학기 동안 배운다.

박 교수는 "이 사업이 다른 사업과 차별적인 이유는 대부분 소상공인 지원 사업이 일회성 자금 지원에 그치는 데 반해 지속적인 멘티 기업 관리와 트렌드 변화에 맞춘 1대 1 멘토링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교육 과정에 참여한 소상공인 모두 매출 증가와 새로운 유통 루트 개발 등에서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프로그램을 이수한 홍시갈비와 도마공방 등 지역 업체들은 20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질적인 교육이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까지 교육 과정을 이수한 소상공인은 108명에 달한다.

제품 촬영 수업


(전주= 김진방 기자

지금은 입소문이 나 참여를 원하는 소상공인이 많지만, 사업 초기만 해도 교육생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 교수는 "소상공인 대부분이 1인 기업인 경우가 많아 10주간 교육과정을 이수하려면 가게를 비워두고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과 교육 과정이 생소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초기에는 영업장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소상공인들을 설득하고, 오프라인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 비중을 늘리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지역에서 유명한 갑기회관과 남원추어탕 같은 업체들도 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박 교수는 "교수직을 맡기 전에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7년 정도 했다"면서 "당시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홍보 역량이 부족하고, 관련 지식을 얻을 통로가 전혀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상황에서 매출이 급감해도 소상공인들은 온라인 영업으로 전환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상황이 또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사업 전환 교육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앞으로 소상공인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와 은평구에는 동네빵집 소상공인 13명으로 구성된 '동네빵네'라는 협동조합이 있다. 원재료를 공동구매하고, 공동 마케팅을 하고, 생산시설을 일원화해 평균 30%의 매출 증대를 이뤄냈다"며 "우리 지역에도 소상공인 협동조합 모델을 안착시키면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상공인 지원과 더불어 고령화가 심화하는 지역 현실을 감안해 앞으로는 고령친화사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의하는 박광철 교수


(전주= 김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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