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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졸속"…볼리비아 일부 교사들 3주째 파업·가두 시위
기사 작성일 : 2023-03-23 03:00:57
볼리비아 교원 시위 격화 양상


(라파스 AP= 2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한 교원 시위 참가자가 도로 위 불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남미 볼리비아의 일부 교사들이 정부의 교육과정 개편안에 반발해 3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디아리오와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교사 수백명은 이달 초부터 교육부의 새 교육과정에 반발하는 시위를 3주째 이어가고 있다.

시위 주도·참여 교사들은 "교육부 새 커리큘럼에 정치 이념적 요소가 다분하고, 성별 정체성을 고착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 생활을 전반적으로 살펴 평가하도록 한 것도 "인력 충원이 없는 상태에서 업무가 과중해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 교사 충원과 예산 증액 등 처우 개선이 먼저라는 뜻이다.

원주민 고유언어 및 스페인어와 더불어 영어 교육을 강화하는 안 역시 '3개 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부족으로 부실 교육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라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교원 시위대와 대치한 볼리비아 경찰


(라파스 로이터= 2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경찰이 교육과정 개편안에 반대하는 교원 시위대를 살피고 있다.

볼리비아는 아이마라 원주민 출신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각 지역 원주민 언어를 모두 공용어로 포함시켰다. 2009년 개헌안에 담긴 공용어는 스페인어·아이마라어·케추아어를 포함한 37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볼리비아에는 정규·대안·특수 교육을 포함해 1만7천200여개의 학교가 있는데, 이 중 72%의 학교는 도심이 아닌 시골 지역에 분포하고 있어서 대부분 스페인어 외에 각자의 원주민어를 가르치고 있다.

교사들은 파업과 함께 주말에 거리 행진을 하며 도로 점거와 농성에 나서고 있다. 전날에는 수도 라파스에서 교육부 인근 차도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시위를 주도하는 교원 대표들과 대화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드가 파리 볼리비아 교육부 장관은 예산의 경우 루이스 아르세 정부 지출의 가 교육 부문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대화와 토론을 위해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재원은 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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