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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의원들 "중국 틱톡만? 미국 앱 사용도 제한해야"
기사 작성일 : 2023-03-23 18:01:02

경수현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틱톡에 정보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차단하려는 가운데 프랑스 정가에서 미국의 소셜미디어(SNS) 사용도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프랑스 의회의 유력 인사들이 동료 의원들에게 틱톡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스타그램, 스냅, 왓츠앱, 러시아인 형제가 개발한 텔레그램 등도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유했다.

에리크 뵈르트 의원


[EPA= 자료사진]

메일을 보낸 의원 중에는 현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 소속 에리크 뵈르트,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자국 의원들이 이런 앱을 사용할 때의 위험을 언급하면서 "특별히 주의해 주고,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또 동료 의원들에게 프랑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프로젝트 관리나 협업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냉전 시대 샤를 드골 대통령이 미국 자본주의와 소련 공산주의 사이에서 자국을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 했듯이 프랑스는 특정 편에 서지 않으려는 오랜 정치적 전통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기업을 비슷한 부류로 분류하는 프랑스의 방식은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크롱 정부는 미국 기업의 해외 서버에 보관된 데이터를 미국 정부가 압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 클라우드법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프랑스는 유럽의 데이터를 미국의 영향권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일련의 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 바이트댄스를 모기업으로 둔 틱톡에 대해 보안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국 기업이 자국 정부의 요구를 받으면 법률적으로 데이터를 넘기게 돼 있다는 점이기에 제3국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의 한 연구원은 "틱톡을 상대로 제기된 주장이 한동안 유럽인들이 미국을 비난한 논리를 반향시킨다는 점을 미국도 잘 안다"며 "하지만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중국과 같은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법원 명령조차 없이 자국 기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취합하거나 심지어 동맹국 정상의 휴대전화까지 감청했던 사실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바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던 스노든은 당시 내부고발자로 나서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PRISM)이라는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정보를 무차별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NSA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휴대전화까지 감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양국이 한동안 갈등을 빚기도 했다.

에드워드 스노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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