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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황룡강변 '명품 30리길' 조성, 반딧불이 서식지 훼손 우려
기사 작성일 : 2023-03-26 09:01:10
광주 광산구 명품 30리길 기본구상


[광주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정회성 기자 = 광주 광산구의 황룡강변 탐방로 조성 개발사업이 반딧불이 서식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광산구와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광산구가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명품 30리길' 조성 계획 대상지에 반딧불이 서식지가 포함돼 있다.

명품 30리길 조성은 송산근린공원부터 황룡강·영산강 합류부인 두물머리까지 30리(약 12㎞) 구간에 자전거길과 도보 산책로를 확충하고, 인공암벽장 등 문화체육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국비와 시비 등 총 275억5천600만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인데 광산구는 1단계로 올해 23억원을 들여 자전거길 정비 등을 시행한다.

반딧불이 서식지는 올해 사업 대상에는 빠져 있으나 도보 산책로 단절 구간 연결 예정지에 속한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9월 국가습지보호지역인 황룡강 장록습지 주변에서 생태 관찰 활동을 벌여 반딧불이 집단 서식을 확인했다.

확인된 서식지는 황룡강 파크골프장 맞은편인데, 국가습지보호지역 경계 외곽의 약 3천㎡ 구간이다.

환경단체는 장록습지 안쪽보다 먹이 활동 등 서식 환경이 좋아서 이곳에 반딧불이가 무리 지어 사는 것으로 추정한다.

개똥벌레라고도 불리는 반딧불이는 환경오염, 산업화 등을 겪으며 서식지를 잃고 멸종 직전에 놓였다.

전국 각지에서 반딧불이를 지키거나 복원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데, 도심 근교에서 발견된 서식지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환경단체는 받아들인다.

최낙선 시민생활환경회의 상임이사는 "황룡강 문화생태 자원을 시민이 편하게 이용하도록 어느 정도 개발하자는 원론적 구상에는 찬성하지만 걷는 길을 반듯하게 뚫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며 "꼬불꼬불 돌고 좀 멀리서 보더라도 꼭 필요한 생태자원을 보존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명품 30리길 사업은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명품길 조성의 일부 계획이며 이제 청사진을 마련하는 단계"라며 "반딧불이 서식지를 피해 산책로를 조성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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