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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경남농업] ⑤ 풍부한 영양소에 가공품 활용까지…'만능' 거제 유자
기사 작성일 : 2023-03-26 09:01:10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유자나무에 매달린 거제 유자


[명수 부자식품 이명수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 이준영 기자 = 향긋하고 상큼한 유자는 경남 거제시를 대표하는 지역 농산물이다.

지난해 기준 거제 지역 총 93㏊에서 859t의 유자가 생산됐다.

재배 면적으로 치면 지난해 경남 전체(211㏊)의 %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1천㎡ 면적당 작물 생산량은 944㎏로 2021년(938㎏)보다 6㎏ 증가했다.

유자가 거제에 터를 잡은 유래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일신라 840년 장보고가 당나라 상인에게 선물로 받은 유자를 갖고 온 것이 남해안 지역에 퍼져 전파된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실록에는 유자 주산지로 거제와 전남 고흥을 꼽고 있다.

고흥은 2020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3천309t의 유자를 생산했으며, 거제는 882t으로 2위를 기록했다.

유자는 오래전부터 천연 감기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C가 레몬의 3배 정도에 달한다. 또 목 염증과 기침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리모넨 성분도 많이 담고 있다.

수확 철인 11∼12월이 겨울인 만큼 이 시기 먹으면 좋은 대표 제철 과일로 손꼽힌다.

수확한 거제 유자


[명수 부자식품 이명수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는 연평균 13도 이상 온난한 기후에 비도 적당히 내리는 환경적 영향으로 유자가 자라기 알맞다.

또 인근 해풍 영향으로 껍데기에 유포가 잘 발달해 과피가 두껍고 향이 강해 오래가는 특징이 있다.

유자 특유의 상큼하고 향긋한 맛이 거제 유자에서 깊게 나는 이유다.

거제에서 유자 농사를 짓는 명수 부자식품 대표 이명수(55)씨는 좋은 환경과 더불어 농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유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면 유자 과피가 갈라지기 때문에 기온이 너무 낮아도, 또 비가 너무 안 와도 좋지 않다"며 "병해충 관리를 위해 유자나무에 미생물을 배양해서 뿌리고 물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 유자 농장


[명수 부자식품 이명수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자의 풍부한 영양소와 뛰어난 맛을 활용한 가공품도 다양하게 출시 중이다.

통상 유자차나 유자청, 유자잼 등으로 많이 가공되지만,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에 좋은 유자를 활용한 화장품으로도 생산된다.

이씨도 유자 추출물을 함유하는 기능성 화장료 조성 및 제조와 관련해 2021년 특허청에서 특허받았다.

거제에서는 2018년부터 유자 추출액을 원료로 한 '거제맥주'도 판매되고 있다.

이는 경남 지역 첫 수제 맥주로, 현재 거제 내 6곳에서 판매 중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유자 향과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인기다.

김신구 거제 유자를 맥주에 활용한 것은 지역에 대한 애착 덕분이다.

거제맥주를 개발한 김신구 다람 대표는 "거제는 조선업 이미지가 강해 젊은 층이 쉽게 즐기고 접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고 유자가 지역 농산물이다 보니 맥주와 잘 맞을 것 같았다"며 "미국 유학 당시 양조 수업을 들었던 게 도움 됐다. 다행히 지금까지 꾸준히 잘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자 가공품 수출도 매년 증가 추세다.

거제시에 따르면 2020년 수출량은 81t(4억5천591만7천원)에서 2021년 142t(7억7천939만2천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67t(15억626만4천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수출량은 229%, 수출 금액은 230% 급증했다.

수출국은 일본,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중국, 태국 등으로 다양하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향상에 유자가 좋은 것이 알려지면서 세계에서도 유자를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자 추출물 함유한 거제맥주


[다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는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유자 생산량 확대를 위해 지역 대표 과수 고품질 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며 유자 제품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농가 생산성과 소득 증가를 돕고 있다.

또 유자 가공 기계·장비 구매 지원과 신제품 개발 등 농가에 맞는 맞춤형 지원 사업도 벌인다.

지역 대표 과수 고품질 지원사업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8천400만원씩 지원해오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답례품에도 유자 액상 차와 유자청을 선정해 기부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거제 유자는 건강에 좋고 맛도 좋아 늘 인기"라며 "유자가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받을 수 있게 유자 농가와 가공업체들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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