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김포도시철도 출근시간 배차간격 축소 한달…여전히 '지옥철'
기사 작성일 : 2023-03-28 08:00:30
만원 전동차 내부로 몸 밀어 넣는 승객들


[촬영 윤태현]

(김포= 윤태현 기자 = "다음 차 타세요. 나와주세요, 선생님."

지난 24일 오전 7시 50분 김포골드라인 풍무역.

서울 김포공항역 방면 승강장은 전동차를 기다리는 출근길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량짜리 전동차 출입문과 연결되는 스크린 도어는 모두 4곳.

바닥에는 '네 줄 서기'라고 쓰인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대기줄은 금방 다섯 줄로 늘어났다.

대기줄 뒤로 승객들이 계속 꼬리를 물면서 승강장의 빈 공간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안전요원들은 질서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윽고 승강장에 진입한 전동차는 이미 만원이었지만, 기다리던 승객들은 출입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열차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꽉 찬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서 승객들은 격한 어깨싸움을 벌이며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가까스로 열차에 올라탄 승객들은 다시 승강장으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안전요원들의 제지 속에 전동차가 출발하면서 일단락된 극도의 혼잡 상황은 3분여 뒤 승강장에 후속 전동차가 진입하자 똑같이 되풀이됐다.

승객 김모(37)씨는 "출근시간대에는 기본적으로 전동차를 1∼2대 보내고 나서야 차례가 온다"며 "운 좋게 올라탄 만원 열차 안에서도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지만, 회사에 늦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승강장에서 만난 안전요원은 "오늘은 휴가자가 많은 금요일이라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며 "월요일에는 승강장이 승객들로 가득 차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가동도 멈출 정도"라고 귀띔했다.

전동차 출입구에 몰린 승객들


[촬영 윤태현]

앞서 김포골드라인은 출근 시간대(오전 7시 30분∼9시) 승객 과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전동차 배차 간격을 일률적으로 3분 7초로 조정했다.

조정 이전의 전동차는 오전 7시 30분∼8시 20분에는 3분 간격으로, 8시 21분∼9시에는 3분 30초 간격으로 운행했다.

김포골드라인은 배차 간격을 조정하면 승객 1천명 더 수송할 수 있어 혼잡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동차와 승강장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3월 들어 각급 학교가 개교하면서 전동차 이용객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포골드라인의 올해 2월 출근 시간대 일평균 승객 수는 7만7천여명이었으나 3월 들어서는 7만8천여 명으로 1천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승객들은 고객 게시판에 '압사사고가 날 것 같다', '무리한 승차를 막아달라' 등의 글을 올리고 있지만, 당장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김포골드라인 관계자는 "배차 간격은 기술적으로 3분 7초에서 더 줄이는 게 불가능한 만큼 내년 9월 추가 전동차가 투입될 때까지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은 한강신도시에서 서울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총 ㎞ 구간을 오가는 완전 무인운전 전동차로, 2019년 개통 이후 승객 과밀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