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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내항 140년만에 개방…친수공간 확보 vs 항만기능 축소
기사 작성일 : 2023-05-18 08:00:29
인천 내항 8부두


[ 자료사진]

(인천= 홍현기 기자 = 인천 내항 부두 일부가 개항 후 140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다.

18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오는 10월 내항 8부두 부지 12만㎡ 가운데 2만3천㎡를 개방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IPA)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마쳤다.

시는 1883년 개항 이후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인천 내항을 140년 만에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인천 시민의 날'인 10월 15일에 맞춰 개방을 추진했다.

시는 일반 시민이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내항 수변공간을 개방하는 것은 인천항 개항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8부두 일부 부지가 항만 보안 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차장으로 활용된 사례가 있으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방은 아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개방된 부지에 30억원을 들여 그늘막·벤치·광장 등 시민 휴식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인근의 옛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부지 1만4천㎡에도 160면 규모 주차장을 조성해 함께 개방할 예정이다.

시는 앞서 내항 8부두 내 옛 곡물창고(1만2천㎡)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복합문화시설 '상상플랫폼'도 이들 부지 개방에 맞춰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내항 8부두와 인근 1부두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항만 재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내항 8부두는 인천항의 항만시설을 확장하는 제2선거(도크) 건설에 따라 1985년 조성된 곳이다.

8부두는 철재와 잡화 화물 등을 처리하다가 북항에 철재 부두가 건설되면서 기능이 축소됐고, 지금은 야적장과 공영부두(군함·피항선 등 사용)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에 바다가 있어도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수변 공간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바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내항을 개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만업계는 지금도 항만 기능을 담당하는 부두를 효과 검증 없이 개방하는 것을 놓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내항을 개방하더라도 수변공간은 보안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어 시민들이 바다를 조망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PA는 업계 반발을 고려해 내항을 운영하는 인천내항부두운영주식회사(IPOC)에 대체 야적장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항운노동조합 관계자는 "인천항은 지금도 인천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사전 검증 없이 무턱대고 항만을 개방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며 "대체 항만을 조성해서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먼저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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