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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정보수장 "러 본토에서 선동가들 암살" 인정
기사 작성일 : 2023-05-18 16:01:02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장. [로이터= 자료사진]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수장이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잇따라 벌어진 친크렘린 인사 피살 사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릴로 부다노우(37)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러시아 전쟁옹호론자들을 살해했는지 질문에 "우리는 이미 상당수 인사들을 겨냥해 성공했다"며 "언론 보도 덕에 모두가 아는, 잘 알려진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부다노우 국장이 표적으로 삼았다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영향력 있는 전쟁옹호론자들이 살해되거나 부상한 사건이 여러 건 있었다고 짚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일 러시아의 민족주의 성향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자하르 프릴레핀이 러시아 서북부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로 두 다리를 다쳤다.

러시아 당국은 이후 한 남성 용의자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 남성이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 군사 블로거 블라들랜 타타르스키 폭사 사건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민족주의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로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던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 사고로 숨졌다.


작년 8월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다리야 두기나의 사진이 스크린에 떠 있다. [타스= 자료사진]

다만, 부다노우 국장은 지난 3일 발생한 크렘린궁 드론 공격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침공 탓"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에너지시설 공격이나 화물열차 탈선에 대해서는 "러시아 국민들이 저지른 것이 거의 100%"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과 한 인터뷰에서 부다노우 국장은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당국과 협조하고 있는 '소수의 러시아인'이 있다면서 이들이 애국적인 이유로 이렇게 행동하며 러시아를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정당한 일이지만, 우크라이나가 그런 암살 시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도 주장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우크라이나 정보 요원들이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쟁범죄를 저지른 러시아인들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면서 "이런 일들은 계속될 것이다. 이 사람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점 더 잔혹한 전술을 쓰는 것이 이런 선동가들 탓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런 식의 선전전에 투자해왔고 역으로 이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악순환에 빠졌다고도 비판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 국경 60마일(약 97㎞) 내에 비무장지대(DMZ)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향후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전쟁의 갈등을 고조할 수 있는 언급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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