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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거했다던 알카에다 수뇌부가 민간인?…"양떼 돌보고 있었다"
기사 작성일 : 2023-05-19 15:00:58
미스토 씨의 가족이 그의 무덤 옆에 앉아 있다.


[AP=]

황윤정 기자 = 이달 초 미군이 시리아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사살했다고 발표한 테러조직 알카에다 고위 인사가 테러조직과 무관한 현지 주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북서부의 한 마을 주민인 로트피 하산 미스토(56) 씨의 가족들은 그가 이달 3일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테러조직과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공격 당시 그는 양을 돌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WP와 인터뷰에서 10명의 자녀를 둔 가장인 그가 전직 벽돌공으로,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지만 친절하고 근면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그의 친척과 이웃 주민들을 인용해 그가 양과 닭, 소 등을 키우는 농부였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미군 중부사령부의 감독 아래 이뤄졌다. 중부사령부는 공습 몇 시간 뒤 프레데터 드론을 동원한 공격이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표적으로 삼은 인물의 이름이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10여일이 지난 지금 미 국방부 내에서도 누가 사살됐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는 더 이상 알카에다 고위 인사를 사살했다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당국자는 "원래 목표물을 사살하지는 못했지만 (사살된) 사람이 알카에다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마이클 로혼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모든 주장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드론 공격이 "의도치 않게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줬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테러 전문가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분석가인 제롬 드레본은 알카에다 지도자급이 사살되면 그에게 동조하는 이들이 순교를 찬양하기 위해 온라인에 그의 죽음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 하급 조직원이 사살된 경우에도 가까운 사람들이 죽음을 알리는데 이번 드론 공격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공습 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들이 발생한 과거 사례들을 군이 은폐해왔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미군의 오폭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숨져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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