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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베어 진달래 명소 만드나…인천 가현산 훼손 우려
기사 작성일 : 2023-05-20 08:01:15
인천 가현산


[인천시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 김상연 기자 = 인천 가현산에 대규모 진달래 군락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자 산림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구는 2026년까지 사업비 19억원을 들여 가현산 일대 2만4천㎡ 터에 진달래 12만본을 심을 예정이다.

서구는 이번 사업으로 가현산 정상부에 있는 기존 진달래 군락지(3천㎡) 외에 대규모 진달래 동산을 추가 조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는 매년 4월마다 가현산 진달래 축제를 열어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울창한 산림에 새롭게 진달래를 심으려면 수목 제거가 불가피해 자연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현산은 정상부 소나무 군락을 제외하면 대부분 참나무류 활엽수로 구성돼 있는데 진달래의 경우 활엽수림 아래에서는 생육 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산림전문용역업체는 서구 측 사업 자문에 "진달래 식재를 위해 수림 상층부를 제거해야 한다"며 "숲길 이용자나 시민들의 저항이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산 정상 진달래 군락지를 중심으로 아래 방향으로 점차 규모를 늘리면서 효용성을 높여 기존 활엽수 벌채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시민을 위한 자연 공간을 활성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기존 식생을 면밀히 고려한 진달래 식재가 이뤄져야 한다"며 "향후 이용객 증가에 따른 산림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구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활엽수림을 최대한 보전하는 대신 산 정상부와 주요 산책로를 중심으로 진달래를 심어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대대적인 벌목 대신 소규모 정비를 통해 점차 진달래 군락을 늘려갈 것"이라며 "지속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해발 215m 높이의 가현산은 인천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데다 산 정상에서 서해와 한강의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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