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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싱크탱크 "연내 北핵실험 확률 20%…中반대 의식"
기사 작성일 : 2023-05-21 11:00:03
[그래픽] 이달 초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상황


박영석 기자 =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도로 및 건물 건설 등 새로운 징후가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4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하채림 기자 =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말까지는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국내 싱크탱크의 전망이 나왔다.

21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펴낸 최근 보고서 '한국이 당면한 지정경(地政經) 리스크-평가와 대응'은 올해 안에 북한이 7차 핵실험 또는 그에 준하는 고강도 무력도발을 감행할 확률을 20%로 평가했다.

즉 북한이 연내에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확률을 훨씬 더 높게 본 것이다.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주저하는 배경으로는 '중국의 반대와 북한 주민의 불만 증가'를 들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김병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와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중국 압박을 강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북중 국경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내 식량사정과 경제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핵실험은 주민 불만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북한이 올해 핵실험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현재 미국의 우선순위 등을 고려할 때 분명치 않다고 김 원장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내년 또는 내후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확률은 50%로 높게 평가했다.

김 원장을 포함한 4명의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협은 미국 본토에 대한 핵 위협을 넘어 동북아 안보 지형을 변화시키고 미중 전략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등장했다"며 "그러나 여타 강대국발(發) 위협에 직면해 미국의 북핵문제 우선순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게 불안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한반도에서 '북한 리스크' 다음으로 발생 확률이 큰 리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핵 사용과 2~3년 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꼽고, 그 확률을 각각 10%와 5%로 추측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이에 준하는 군사 도발, 러시아의 핵 사용,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2~3년 내 벌어질 확률은 50%로 평가했다.

김 원장은 "향후 2~3년 내 한국이 주요한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할 확률이 절반이나 된다는 뜻"이라며 "여기에 경제 금융위기 가능성도 있어 두 위험이 겹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지정학적 위험 발생 확률은 국가미래전략원 연구진이 전망한 확률을 산술평균한 값이다. 지정학적 위험 발생 확률 평가에는 김 원장 외에 손인주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형진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전재성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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