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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보험금 노려 고교후배 살해 40대 기소…보험설계사 가담
기사 작성일 : 2023-05-22 12:01:13
부산지검


[TV 제공]

(부산= 김재홍 기자 = 억대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고교 후배를 필리핀에서 살해한 40대 남성과 범행에 가담한 보험설계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22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A씨와 B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 17일 고교 후배인 C씨와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간 후 숙소에서 C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교 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출국 7개월 전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남성 보험설계사 B씨를 가담시켜 C씨 명의의 보험계약 청약서를 위조했다.

위조된 청약서에는 C씨 사망 시 보험금 7억원의 수익자를 A씨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의 범행은 C씨가 필리핀에서 자연사한 것으로 알고 현지 화장에 동의했던 유족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A씨는 필리핀 여행 1년 전인 2019년 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C씨로부터 연 5~8%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6천만원을 빌렸으나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태였다.

심지어 C씨 사망 이후 A씨 본인이 6천만원의 채권자라는 허위 공정증서를 만들어 C씨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A씨는 C씨로부터 돈을 갚으라는 거듭된 요청을 받자 채무 관계에서 벗어나고, C씨 사망 보험금까지 챙기려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사망 보험금 수익자가 C씨 가족이 아니라 A씨라는 이례적인 보험계약, C씨 사망 전후 A씨 등의 행적, 사건 현장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발견된 정황 등을 감안해 심층적인 수사에 착수해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보험료 납입 계좌 등 관련 계좌 거래 내용 추적,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한 대화 내용 및 메모 분석, C씨가 착용한 의복 감정, 보험청약서 필적 감정, 현지 호텔 CCTV 영상 분석, 법의학자 감정 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A씨는 올해 1월에 C씨가 자연사했다며 보험회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 6억9천만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허위 공정증서와 관련해 사기미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은 선고받고 이달 4일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재구속됐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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