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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과 달리 뜸한 한중 고위급 소통…언제 재개되나
기사 작성일 : 2023-05-22 19:00:03
윤석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CG)


[TV 제공]

오수진 기자 = 한국이 미국, 일본과 양자·3자 외교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과 달리 중국과는 고위급 소통에서 좀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중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최고위급 소통의 물꼬를 텄다.

당시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페이스북에 "저는 양국 간 고위급 대화의 정례화를 제안했고, 시 주석은 저의 제안에 공감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트랙 대화 체제도 구축하자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양국 간 고위급 외교채널은 활발하게 가동되지 못했고 오히려 소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만 1번 했을 뿐 아직 대면회담을 하지 못했을 정도다.

박 장관은 당시 통화에서 한중 2 2 외교안보대화, 차관급 전략대화, 한중 공급망 대화,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 여러 협력 의제를 거론했지만, 모두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한국이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도 이르면 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개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한미일 3자 외교가 정상급 등에서 전례 없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과 대비되면서 한중 간에 이상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한미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자 외교부 대변인을 내세워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최근 유난히 격렬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중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이슈들이 많다는 점에서 조만간 소통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던 한국이 미·일과 밀착한다고 이를 그냥 두고 보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론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강준영 교수는 22일 "중국도 전략적으로 한국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최근의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흐름이 중국에도 전혀 유리할 게 없다"고 분석했다.

한중 간 소통은 경제 분야 대화체 복구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산업 협력은 양국 공감대가 탄탄한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 상반기 열기로 합의한 한중 공급망 대화 준비 작업에 조만간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경제 수장간 만남 가능성도 열린 상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악수


황광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추 부총리와 싱 대사는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이날 만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9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연내 한중 경제장관회의 개최를 위한 실무 지원을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해 "탈중국을 선언한 적도,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에서 회의가 열릴 차례지만 일정이 여의찮으면 중국에 가겠다는 뜻도 전달했다"며 한중 경제장관회의 개최에 의욕을 보였다.

정부는 중국과 전략대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논의에도 적극적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YTN에 출연해 "중국도 현안에 대해 한국, 일본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중국과 일본, 중국과 한국 양자 간 전략 대화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계획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자 간에 현안이 적극 논의되면 적절한 시점에 한중일 정상회담도 얘기할 분위기가 오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서로 사람을 보내고 받고 현안을 제기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다만 올여름부터 '한미일판 셔틀외교'가 열릴 가능성이 있고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이 한국의 서방 밀착 행보를 좀 더 지켜보며 소통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제안한 '워싱턴 3자 회담'도 이르면 7월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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