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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미초타키스 총리, 정부 구성권 반납…2차 총선 유력(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5-23 04:00:58
환하게 웃는 미초타키스 총리


(아테네 EPA= 22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사진 오른쪽)으로부터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받기 위해 함께 대통령 관저로 들어가고 있다.

(로마=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에서 총선이 끝난 지 불과 하루 만에 6월 말 2차 총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고 현지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보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단독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이하 신민당)은 전날 총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신민당은 이날 개표 결과 를 득표해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6석을 확보했다.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한 과반 의석(151석)에는 5석이 부족하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당수인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71석에 그쳤다.

니코스 안드룰라키스 대표가 이끄는 중도 좌파 성향의 변화운동(PASOK-KINAL·이하 파속)이 41석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스는 총선 결과 단독 과반 정당이 없으면 1∼3당에 각각 사흘간 차례로 정부 구성권을 부여한다.

각 당이 모두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과도 정부가 구성되고 그리스는 2차 총선을 치른다.

1차 총선으로부터 40일 이내에 치러지는 2차 총선에서 1당이 되면 득표율에 따라 최소 20석에서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신민당이 2차 총선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단독 과반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

단독 집권을 노리는 미초타키스 총리는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에게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

그는 "다음 선거에서 신민당은 강력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2차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차 총선이 당초 예상보다 일주일 이른 6월 25일에 실시될 수 있다고 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 3당의 지도자들에게 연락해 조속히 2차 총선이 치러질 수 있도록 정부 구성권을 반납하라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자의 치프라스, 파속의 안드룰라키스 대표 모두 연정에 부정적인 만큼 6월 25일 2차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간 여론조사에선 신민당과 시리자의 지지율 격차가 6∼7%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선거에선 신민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신민당은 시리자에 20%포인트 이상 앞섰는데, 이는 군부독재 종식 후 그리스에서 첫 민주 선거가 실시된 1974년 이후 가장 큰 득표율 격차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컨설턴트로 일했던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9년 총선에서 시리자를 몰아내고 집권했다.

그는 4년 임기 동안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유럽연합(EU)의 골칫덩이로 불렸던 그리스 경제의 극적인 부활을 이끌었다.

2012년 국가 부도 사태로 신용 등급이 최하위로 추락했던 그리스 경제는 2021년 , 2022년 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신용 등급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속적인 감세 정책을 통해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2015년 에 달했던 그리스의 실업률은 2021년 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그리스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렸던 도청 스캔들, 올해 2월 발생한 열차 정면충돌 참사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은 경제 성장을 견인한 집권 여당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로 4년 전 총선 때보다 포인트 높았다.

한편, 친시장 성향의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의 압승 소식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아테네 증권거래소(ASE) 종합지수는 개장 초반 7% 이상 급등했고, 그리스 채권도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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