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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도시 부산] ⑨ 친환경 시설 투자 확대하는 녹색금융 도시
기사 작성일 : 2023-05-23 10:01:21

[※편집자 주 = 지구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과 기상 이변 등을 야기하고 자연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47%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습니다. 는 탄소중립 도시로 전환을 추진하는 부산시의 정책과 기후산업, 해결과제 등을 다루는 기획 기사를 매일 1회, 모두 10편을 송고합니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캠코 제공]

(부산= 조정호 기자 = 글로벌 금융중심지를 목표로 하는 부산은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는 녹색금융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녹색금융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친환경적인 기업들을 돕는 금융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면 녹색금융으로 인정받는다.

녹색금융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깨끗한 기술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업들이 ESG 경영 차원에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 계열사인 부산은행, 경남은행, 캐피탈, 투자증권, 저축은행, 자산운용, 벤처투자 등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석탄 발전의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고 있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사, 문현금융단지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제공]

BNK부산은행은 ESG 채권 1천억원을 발행해 사회적 책임투자를 확대했다.

ESG 채권은 발행자금을 환경개선 또는 공익실현 등의 목적을 위한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부산은행은 지역 상생형 친환경 금융상품인 '저탄소 실천 예·적금'과 'ESG 우수기업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지속 가능한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ESG 추진 전략회의를 열고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5천436억원을 들여 42개 선사에 친환경 설비 271대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친환경 선박 31척 건조를 위한 신조 금융으로 6천437억원을 확보해 지원했고, 노후 선박의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하는 사업으로 연간 6만3천t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한국조선해양, '스마트'한 전기추진선 시대 연다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주, 건조에 나서는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양진흥공사는 2026년까지 친환경 선박 30척 건조를 위한 글로벌 저탄소 선박 지원사업에 나서는 등 친환경 선박 지원에 2조원을 투입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해운선사의 유동성 확보뿐만 아니라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친환경 선박 도입과 친환경 설비개량 특별보증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친환경 미래 선박 확보를 위한 투자·보증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2021년 역대 최대규모인 7천800억원 상당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남부발전은 2030년까지 필요한 총 15조원의 투자비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드는 6조4천억원을 ESG 채권으로 조달, '2050 탄소 중립'에 기여할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에 활용하고자 최근 1천200억원 규모 ESG 채권을 발행했다.

부산도시공사가 ESG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최근 도시철도기관 중에서 처음으로 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녹색 채권(Green Bonds)은 기업이나 정부가 친환경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며, 한국형 녹색 채권은 환경부가 친환경 녹색 경제활동에 대한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채권이다.

부산 기업인 화승소재도 앞서 2021년 10월 300억원 규모 녹색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소재 생산능력을 연간 3만t 규모까지 확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본사 전경


[한국거래소 제공]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KRX)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2015년 탄소배출권시장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가 탄소 배출 업체(할당 대상 업체)의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배출권)을 설정하고 배출권 여유분과 부족분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할당량보다 적게 탄소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다른 업체에 팔면 되고, 초과해 배출한 기업은 배출권을 사도록 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 등의 영향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의 녹색금융이 글로벌 금융도시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지옌(Z/yen)이 지난 4월 20일 발표한 국제녹색금융지수(GGFI) 11차 평가에서 부산의 순위가 26위로 2022년 10월의 21위에 비해 5계단 하락했다.

부산은 2021년 4월 7차 평가에서 31위로 처음 순위에 진입한 뒤 같은 해 10월 28위, 2022년 4월 22위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다른 금융도시와의 경쟁에서 밀려 하락으로 전환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의 순위가 21위까지 올라갔으나 올해는 서울과 부산 모두 평가점수는 올랐지만, 경쟁력을 갖춘 다른 금융도시들이 새로 진입하면서 각각 순위는 3계단과 5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22 녹색금융 우수기업 시상식


유제철 환경부 차관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2 녹색금융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우수기업 수상자들과 '탄소배출권 구매사용 인증서'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시아 도시 가운데는 싱가포르(11위), 서울(15위), 상하이(20위), 선전(25위)이 부산보다 앞 순위에 있다.

부산은 그린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 청정 선박 연료(수소·암모니아) 연구, 금융·유관기관의 녹색금융 업무 추진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은 "부산이 저탄소 친환경 경제체제로 이행하기 위해선 기술과 금융 등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금융시스템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에서 세계 2위의 탄소배출권거래소와 관련한 플랫폼을 확대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친환경 금융 상품개발, 투자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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