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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카고 도심 공원에 새 보금자리 마련한 야생 여우 가족
기사 작성일 : 2023-05-24 08:00:57
미국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파크에서 장난치며 노는 야생 여우들


[시카고 선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시카고=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도심 미시간호변의 널찍한 대지에 최근 젊고 발랄한 한 가족이 새집을 짓고 입주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 관광명소 밀레니엄파크를 앞마당 삼은 이들은 유명 억만장자도, 신흥 부호도 아닌 야생 여우 가족이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 도심공원 밀레니엄파크의 생태 정원 '루리 가든'에 최소 5마리로 구성된 붉은여우 가족이 새 보금자리를 틀고 활발히 활동하며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네 마리의 아기여우와 엄마여우로 추정되는 이들은 여우굴 주변에서 천진난만하게 장난치고 공원 곳곳을 뛰어다니며 놀다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스마트폰에 담겨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선타임스는 한 사진작가가 소셜미디어 '레딧'에 이들 여우가족의 사진들을 게시한 후 관심이 폭증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링컨파크 동물원 산하 '도시 야생동물 연구소'(UWI) 측은 이들 여우가족이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야생 여우들이라고 확인했다.

UWI는 "아기여우들이 엄마여우와 함께 새와 작은 포유류 등 먹잇감을 사냥하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미국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파크의 야생 여우들


[시카고 선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UWI는 13년 전 시카고 지역 산책로 100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야생동물들을 관찰한 결과, 밀레니엄파크 외에 13곳에서 야생여우가 관찰됐다며 "붉은여우는 북미 곳곳에 서식하나 추적이 어려워 총개체수를 추산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여우는 곤충·파충류·토끼·새 그리고 과일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을 섭취하며 사냥은 대부분 밤에 한다.

UWI 부소장 리자 레러는 "야생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절대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라면서 "아기여우들이 귀엽더라도 먹이를 주거나 활동에 개입하지 말고 충분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관찰만 하라"고 당부했다.

레러 부소장은 "여우가족이 어쩌면 카요리(코요테)를 피해 밀레니엄파크로 와서 집을 지었는지도 모른다"며 "여우와 카요리는 서식지 경쟁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밀레니엄파크에 방문객이 많기는 하지만 생태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여우 서식지로도 훌륭한 공간"이라며 "여우가족은 공원 인근의 분주한 거리를 안전하게 돌아다니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을 것이다. 여우는 밤에 더 활동적이며 교통량이 적은 밤 시간대에는 큰길을 건너 더 넓게 돌아다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붉은여우 성체는 어깨높이 약 35~50cm·체중 3~7kg로, 생후 1년 정도가 지나 독립한 후엔 주로 혼자 활동하고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는다.

미국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파크의 야생 여우


[시카고 선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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