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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역도, 3년 6개월 만에 국제무대 복귀…쿠바 대회 14명 출전
기사 작성일 : 2023-05-24 19:00:43
한자리에 모인 북한 역도선수단


[ 자료사진]

하남직 기자 = 북한 역도가 3년 6개월 만에 국제 무대에 복귀한다.

국제역도연맹(IWF)은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IWF 그랑프리 1차 대회 출전자 명단을 공개했다.

IWF 그랑프리 1차 대회는 6월 9일부터 19일까지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다.

출전자 명단에는 14명의 북한 선수 이름이 보인다.

남자 55㎏급 방은철, 61㎏급 박명진, 김정국, 73㎏급 박정주와 오금택, 81㎏급 리청성, 89㎏급 로광열, 여자 49㎏급 리성금, 55㎏급 강현경, 59㎏급 김일경, 64㎏급 림은심, 71㎏급 송국향과 리석, 76㎏급 정춘희가 엔트리에 포함됐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출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북한 역도 선수가 출전자 명단에 오른 것만으로도 국제 스포츠계의 시선이 쏠린다.

일단 이번 엔트리 등록으로 북한의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 의지는 확인했다.

역도는 북한이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18개의 메달을 수확한 종목이다.

최근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75㎏급에서 림정심이 우승하는 등 올림픽 금메달 5개를 역도에서 캐냈고, 은메달 8개, 동메달 5개를 보탰다.

북한이 올림픽 복귀를 결심했다면, 북한 역도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

나란히 금메달 따낸 북한 역도 자매 림정심·은심


[ 자료사진]

파리올림픽 역도 경기 본선 무대를 밟으려면 선수는 IWF가 지정한 여러 국제대회 중 최소 5개 대회(의무 대회 2개 추가 대회 3개)에 출전해야 한다.

올해 9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세계선수권, 내년 4월 태국 푸껫 IWF 월드컵은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의무 참가 대회'다.

지난해 12월 열린 콜롬비아 보고타 세계선수권, 진주아시아선수권 등 2023 대륙별 챔피언십, 올해 6월 쿠바에서 벌이는 IWF 그랑프리 1차 대회, 12월 카타르 도하 IWF 그랑프리 2차 대회, 2024년 1월과 2월에 각 대륙에서 펼쳐질 대륙별 챔피언십 등 5개 대회는 '추가 대회'로 분류했는데, 이 중 3개 대회에 출전해야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 자격을 얻는다.

북한 역도는 보고타 세계선수권, 진주아시아선수권에 모두 불참했다.

IWF가 지정한 의무 대회와 추가 대회가 이제 5개만 남은 터라, 이 대회에 모두 출전해야 파리올림픽 본선 무대에 설 수 있다.

모하메드 하산 자루드(이라크) IWF 회장은 지난 13일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열린 진주에서 와 만나 "IWF는 북한과 가장 꾸준히 연락하는 스포츠 행정 기구일 것"이라며 "최근까지도 북한 역도 관계자와 여러 문제를 놓고 대화했고, 북한 역도의 국제 무대 복귀와 2024 파리올림픽 출전 의지를 확인했다.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북한 역도 선수가 곧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루드 회장이 지목한 '북한 역도의 국제대회 복귀전'이 IWF 그랑프리 1차 대회였고, 실제 북한 선수들이 이 대회 출전 신청서를 냈다.

이는 해당 북한 선수들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와 독립기구인 국제검사기구(ITA)가 들여다볼 수 있는 '소재지 정보'(ADAMS)를 입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려면 출전 최소 2개월 전에 해당 선수의 '불시 검사를 위한' ADAMS를 등록해야 한다.

IWF는 북한 역도에 ADAMS 등록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북한 역도 엄윤철


[ 자료사진]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자국 내 확산 방지를 이유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 불참해 IOC의 징계를 받았다.

IOC는 2021년 9월, 도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한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을 2022년 말까지 정지했다.

IOC의 징계로 이 기간 북한은 어떠한 국제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징계는 2022년 12월 31일 자로 자동 종료됐고, NOC 자격을 회복한 북한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 회의에 대표자를 파견하고 아시안게임 출전 채비에 들어갔다.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200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가라테 종목에서 4월 28∼30일 중국 타이저우에서 열린 동아시아 가라테 선수권대회에 남자 선수 2명을 출전시키며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복귀했다.

북한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대회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었다.

이번에는 올림픽 정식 종목인 역도 국제대회에 북한 선수가 출전한다.

북한 선수가 역도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9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3년 동안 북한 역도도 세대교체를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엄윤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챔피언 림정심은 쿠바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았다. 둘은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림정심의 동생이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림은심이 이번 그랑프리에 출전한 북한 역도 선수 중 가장 지명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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