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정 곽민서 이동환 기자 = 24일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정부 시찰단 활동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오염수에 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일부러 공포를 조장한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안전 검증 없이 오염수 방류를 허용하려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정훈 기자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원전 오염수가 세슘보다 2배 이상 위험하다'는 등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왜곡된 정보와 가짜뉴스는 국민을 불안케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단순히 한일관계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문제이고, 이게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 시작한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과학과 괴담의 싸움"이라며 대통령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정부 시찰단에 대해 "일본에서 시료도 채취 못 하고 명단도 공개 안 되고 언론에도 검증이 안 된다. '3무(無) 깜깜이'이고, 시찰이 아니라 견학단 수준"이라며 "왜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친일 정부' 비판을 자초하는 건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은 "우리가 지금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맹신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IAEA를 통해 3회에 걸쳐 시료를 채취하고 공유한다고 하는데 일본이 그냥 준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내용으로 채취해와야 의미가 있지, 준 걸 그대로 받아보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염수가 제대로 처리가 안 되고 그냥 나오면 가장 크게 피해 보는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라며 "저희는 (방류된 물이) 4년, 5년 후에 오고, 연근해 90여곳에 대해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또 "IAEA를 못 믿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세상에 믿을 데가 없죠"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이 늘었다는 점을 들어 김 여사를 전담할 제2부속실을 정식으로 만들어 관리하라고도 주문했다.

김병주 의원이 "제2부속실도 없는데 어디서 (김 여사) 일정을 편성하나"라고 묻자, 김 실장은 "부속실에 여사를 보조하는 4∼5명 정도 별도 팀이 있다"고 답했다.

유정주 의원은 "지난 1년을 보면 대통령보다 김 여사가 더 눈에 띄는 한 해였다. 김 여사 광폭 행보는 사실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영부인이라 해서 집에서 살림만 살라 이건 아니잖나"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거론하며 민주당의 공세에 맞대응했다.

조명희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임기 동안 김 여사는 총 51번 출국 중 무려 48회 동행해 이전 영부인보다 역대급으로 많았고, 해외 순방지 때 다녀간 관광지가 37곳"이라며 "1년밖에 안 됐지만 김건희·김정숙 여사의 품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정숙 여사 과거 행적은 생각하지도 않고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만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국민에 거짓 선동을 한다"며 "더이상 폄하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임화영 기자 = 24일 오전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진행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회의 시작부터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업무보고 내용 중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북한 선의에만 기댄 가짜 안보·평화"라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으며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실장은 "가짜 평화라 보고드렸는데,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거짓말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싸우자는 거냐"라고 언성을 높였고, 조 실장은 "김 의원님이 제 말을 거짓말이라 했다. 이게 싸우자는 게 아니고 뭔가"라고 맞섰다. 여기에 국민의힘 의원들도 "질의를 통해 할 것은 질의로 하라"고 가세하며 언쟁이 빚어졌다.

이정훈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