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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로 3연속 동결…한미 금리차 1.75%p 그대로(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5-25 10:00:15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 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25일 기준금리를 다시 로 묶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든 상태에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와 금융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 차례 연속 동결로 1월 13일 이후 4개월 넘게 기준금리가 유지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기의 최종금리를 로 보는 시각이 완전히 굳어지고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포인트(p) 낮추는 이른바 '빅컷'(→)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를 통해 2개월 만에 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씩 여덟 차례, 두 차례, 모두 높아졌다.

하지만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2·4·5월 잇따른 동결로 깨졌다.

[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박영석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이날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3월 경상수지도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에 기대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했다.

하지만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천만달러)까지 여전히 14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최신 경제지표와 기대보다 약하고 더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을 반영해 한은도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에서 로 하향 조정했다.

고조되는 금융시장의 위험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부실 문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 앞서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하게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상 없이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기준금리(정책금리) 동결설에 갈수록 힘이 실리면서,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한국 ·미국 ∼)로 유지됐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원형민 기자 = 페이스북 트위터 @yonhap_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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