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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라니 "한, 러중 영향력 공작에 노출…한미 협력해 차단해야"
기사 작성일 : 2023-05-25 19:00:12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가 2022년 8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워싱턴타임즈 초청 한·미 국회의원 국회 간담회에서 미국측 대표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수진 기자 =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는 25일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를 흔들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공작 활동에 이미 노출됐으며, 이러한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25일 오후 한국세계지역학회 주최 학술포럼 영상 축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 이익에 반하는 사안이 대두할 때마다 영향력 공작을 사용해왔다며 "한미 양국이 더 큰 노력을 통해 공작의 실체를 밝혀내고 차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를 외신 통제, 문서 위조, 루머·조작 유포 등을 통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겨냥하는 소위 '회색지대 공격'(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전술)의 리더로 칭하고, 중국의 영향력 공작 활동도 공산당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기조에 따라 더욱 강화된 양태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과 이란 등도 적국을 대상으로 회색지대 공격 전략을 활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악의적인 공작의 실체를 밝혀내고 차단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미 국무부가 여론 공작 대응 임무를 수행하는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센터'(Global Engagement Center)를 설립했다며 해당 조직이 한국의 동맹 기관과 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축사에서 "미국 우방국 중 일부는 워싱턴과 베이징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이들 국가가 직면한 선택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선택이 아니며 주권과 예속 간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도 "자유세계가 나약하다는 인식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극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며 전체주의 국가에 대항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김일성은 미국이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고 회색지대 전략 마스터인 푸틴 역시 유사한 오판을 했다"며 "한국전쟁 당시 세계가 김일성을 물리치는 것이 중요했듯이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토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했다.

발표자로 나선 경희대학교 주재우 교수는 북한이라는 존재로 인해 한국은 중국의 공작 위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주 교수는 "남북 분단의 구조로 인해 친북 성향 세력이 있고 북한을 동정하는 사회 구조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는 '북한을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대립 구도가 굳어질수록 중국이 우리 사회에 침투하는 기회는 더 많아지고 우리 사회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분열되는 모습이 계속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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