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설승은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귀국을 고리로 '오염수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특히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동시에 장외 집회까지 시작하면서 대국민 여론전에도 불을 댕겼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애초 시찰단에 검증 의지는 없었고 오로지 '들러리'를 서주겠다는, 일본의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의지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면죄부 시찰단' 파견으로 방사능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이라는 혹을 달게 됐다"며 "대통령이 직접 '어떤 경우에도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을 재개하지 않는다고 엄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시찰단 등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오염수가 깨끗해서 마셔도 된다'고 하면 누군가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렇다면 대통령실부터 후쿠시마 오염 생수를 주문해 마셔야 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오염수 방류도 용인하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도 재개하고 아예 독도도 일본에 내어줄 작정이냐"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더니, 국민 자존심과 역사, 국익과 국민 안전을 팔아먹겠다는 뜻이었나. 매국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주 의원 역시 YTN 라디오에서 "맹탕 들러리 시찰로, 오염수 방류 명분 축적의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시찰단이 '오염수가 문제없다'고 한다면 일본 수산물을 금지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 조치 요구도 나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더불어 잠정 조치 청구를 당장 해야 한다"며 "그래야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최종 판단을 할 때까지 일본이 방류를 할 수 없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장외전에 본격 돌입, 비판 여론 확산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서명 운동과 규탄 집회, 토론회 등의 행사를 열어 비판 여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권역별로도 발대식을 잇따라 열고, 온·오프라인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내달 3일에는 부산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장외 집회와 현장 간담회를 연다. 다른 지역에서 개최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반대 및 국회 검증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시찰단 대상 청문회 개최 등 국회 차원의 대응도 병행할 방침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국회 상임위원회별 시찰단 보고서 검증, 긴급 현안 질문을 위한 본회의 개최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당에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 종합 대책단'도 꾸렸다. 기존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및 당 사무처가 합동으로 대정부 규탄 활동을 이끌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와 관련해 원내와 원외 병행 투쟁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