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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지휘자 두다멜, 파리 오페라단서 돌연 퇴진
기사 작성일 : 2023-05-26 13:00:59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도연 기자 =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예정보다 4년이나 앞서 프랑스 파리 국립 오페라단의 음악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두다멜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며 오는 8월 파리 오페라단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두다멜은 입장문을 내고 "오랜 고민 끝에 무거운 마음으로 사임을 발표한다"며 "개인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매일 나를 성장하고 도전하게 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외에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휘계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두다멜은 지난 2009년 28세의 나이로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발탁됐으며, 2026년부터는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그는 2021년 파리 국립 오페라단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는데, 이는 당시 '쿠데타'로 여겨졌다고 NYT는 전했다.

두다멜은 당시 이미 LA 필하모닉 음악감독 등을 맡고 있어 일정이 꽉 차 있었고 교향악 지휘자로서 명성을 얻긴 했지만, 오페라에서는 경험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두다멜이 2년 만에 물러나면서 파리 오페라단의 최근 역사에서 최단기 재임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일반적으로 클래식계에서는 지휘자 계약에 따라 공연 계획이 몇년 전부터 정해진다는 점에서 두다멜처럼 갑작스럽게 사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알렉산더 니프 파리 오페라단 총감독은 두다멜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그가 지난 1월부터 파리 오페라단이 필요로 하는 강도 높은 공연과 리허설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시간을 내는 등 의무를 다하기 위한 능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몇개월간 두다멜을 남게 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했으나 "그는 직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두다멜은 파리 오페라단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니프 총감독에게는 인정받았지만, 유럽 평론가들로부터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그가 지휘한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공연에서는 소프라노가 야유를 받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두다멜이 예정보다 앞서 파리 오페라단을 떠나게 되면서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예정보다 앞당겨 맡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NYT는 관측했다.

뉴욕 필하모닉의 최고경영자 데버라 보르다는 파리 오페라단을 떠나는 데 두다멜이 비판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용감하고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두다멜의 사임으로 파리 오페라단은 당분간 객원 지휘자에 의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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