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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여름휴가는 소록도에서…장애인시설 봉사도 꾸준히
기사 작성일 : 2023-05-27 10:01:15

(제주= 전지혜 기자 = "봉사회 활동으로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아요. 공무원으로 일하며 장애인이나 노인 등 주민들을 대하는 마음도 달라졌죠."

소록도 봉사활동


제주시 무한사랑봉사회와 천주교 제주교구 성다미인회가 함께한 소록도 봉사활동 [무한사랑봉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시 무한사랑봉사회는 제주시청 공무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다. 자원봉사 활동이 지금처럼 활발하지는 않던 20여년 전 활동을 시작해 공직사회는 물론 제주에 이웃 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 23일 김명자 무한사랑봉사회 부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상에 대해 들어봤다.

무한사랑봉사회가 창단한 건 지난 2000년 1월이다.

제주시 사회복지 공무원 10명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보자'고 뜻을 모아 처음 봉사회를 결성했고, 이후 회원이 늘어 현재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제주시 공무원은 물론 인사 이동하거나 퇴직한 뒤로도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또한 봉사활동에 자녀 등 가족이 동참하는 일도 자주 있어서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회원 수보다 더 많다고 한다.

창암재활원 봉사활동에 나선 무한사랑봉사회


[제주시 무한사랑봉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부회장의 경우 초창기부터 활동하긴 했지만 사회복지직은 아니다.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섣불리 시작하지 못하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발을 들였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함께 일하던 동료와 하루에 500원씩 모으기로 했는데, 모인 돈을 어디 쓸지 고민하다가 시청 봉사회가 있다고 해서 기부한 것을 계기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입이 쉽지는 않았다. 초보 봉사자는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수습 기간'을 거쳐야 했다.

무한사랑봉사회가 처음 사랑의 손길을 전한 곳은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장애인 시설인 살레시오의 집이다.

창단한 해인 2000년에 자매결연을 해 청소 등 환경정비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준비해 간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기도 하고, 나들이 행사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제주시 공직자들임에도 서귀포시의 시설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국가적 지원이나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는 곳을 수소문해 찾아갔기 때문이다.

이후 2008년부터는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장애인 시설인 창암재활원과 결연을 해 매월 첫째 주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찾아가 식사 보조, 환경 정비, 나들이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회복지시설 곳곳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는 새벽부터 시험장 앞에 나가 따뜻한 음료와 간식거리를 전달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사회복지시설 청소 봉사활동


[제주시 무한사랑봉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봉사회의 활동 범위는 제주도 밖으로까지 뻗어나갔다.

무한사랑봉사회 회원들은 지난 2006년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봉사활동과 체험활동을 통해 자원봉사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왔다.

창단 10주년을 맞은 2010년부터는 여름마다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는 소록도를 찾고 있다.

회원들은 물론 자녀 등 가족들까지 피서지 여행 대신 소록도행을 택해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한센인 거주지를 청소하고, 예초작업이나 나무 전정 등 환경 정비도 하고, 그렇게 찾아간 집에서 외로움에 지친 이들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했다. 또 무더운 날씨 속 팥빙수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김 부회장도 두차례 소록도를 찾았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녀들과 함께 간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봉사자들이 모여서 소감을 발표하며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하고 보람도 느꼈다"며 소록도 방문이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의 장점을 묻자 그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하게 되더라. '남을 위해서도 봉사하는데 가족에게는 못하랴' 하는 마음이 든다"며 웃어 보였다.

또한 "다녀올 때마다 자부심을 많이 느끼며,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는 동료들과 끈끈해지는 등 친목 도모도 된다"며 무한사랑봉사회 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얻는 것이 정말 많다고 힘줘 말했다.

봉사회의 이런 활동들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전국민원봉사대상 수상자가 잇따라 나오는 등 상이나 표창 등을 수상한 회원들도 여럿 나왔다. 상금 역시 도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하며 사회 공헌을 이어갔다.

사회복지시설 물품 지원


[제주시 무한사랑봉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창단 이후 도내외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해오던 무한사랑봉사회는 코로나19로 대면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게 돼 한동안 물품 지원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있었던 2020년 3월에는 회원들이 모은 회비 등으로 마스크 600장(168만원 상당)을 구입해 전달했고, 이후로도 먹거리와 생활용품 등 시설에서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상 회복에 발맞춰 한동안 주춤했던 활동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한사랑봉사회는 매달 방문해 봉사활동을 해오던 창암재활원을 찾아 환경정비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찾지 못한 소록도도 향후 상황을 보며 다시 찾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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