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언니 활약에 탄성만"…만리장성에 또 돌진하는 신유빈-전지희
기사 작성일 : 2023-05-27 11:00:45
신유빈 전지희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홍석 기자 = 이제 30년 만의 여자 개인전 금메달까지 1승만 남았다.

'띠동갑 듀오'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는 2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세계 최강' 쑨잉사-왕만위 조를 3-0(11-7 11-9 11-6)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신유빈-전지희 조의 복식 랭킹은 12위, 쑨잉사-왕만위 조는 1위다. 게다가 쑨잉사와 왕만위는 단식에서도 1, 2위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복식조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경기 내용은 결과보다 충격적이다.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쳐 완승했다.

박수 치며 결승 진출 자축하는 신유빈과 전지희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여자 선수들의 파워는 다른 나라 남자 선수들과 맞먹을 정도로 강하다.

그런데 쑨잉사와 왕만위는 신유빈-전지희를 상대로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 했다.

전지희의 한 박자 빠르면서도 힘이 가득 실린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어쩌다 중국 조의 공격이 들어오면 신유빈이 끈질기게 걷어냈다.

둘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서로의 약점을 메워주며 그야말로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펼쳤다.

웬만해서는 감정을 내보이지 않는 '돌부처' 쑨잉사의 표정은 2게임 중후반부터 일그러져갔다.

경기 뒤 전지희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꿈같다"고 말했다.

지긋지긋했던 메이저 대회 부진 징크스를 제대로 털어낸 전지희는 "결승 한번 올라가는 게 제 꿈이었는데 파트너에게 정말 고맙다"며 신유빈에게 고마워했다.

유승민 회장 '스테이크 사줄게!'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유빈은 "난 언니 하는 거를 '야~ 와~ 오~' 하면서 봤다"면서 "(지난번 맞대결에서는) 상대가 잘하니까 피하려다가 졌는데, 이번엔 우리 것만 하다 보니 이겼다"며 웃었다.

경기 뒤 인터뷰마다 서로를 향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내 보이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둘은 이날만큼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에게도 공을 돌렸다.

유 회장은 전날 둘에게 스테이크를 사주며 힘을 북돋웠다고 한다.

전지희는 "(회장님이 사준) 스테이크 덕분에 오늘 미친 것 같다"며 신유빈과 손뼉 치며 웃었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12년 만에 여자복식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성공'이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신유빈과 전지희의 쾌속 질주는 멈출 줄을 모른다.

전지희와 신유빈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 이후 30년 만의 여자 개인전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1승만 더 거두면 한국 탁구에 30년 만의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안긴다.

여자복식만 놓고 보면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조 이후 무려 36년 만의 금메달이다.

결승 상대는 이번에도 중국 조다.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1시 30분 세계랭킹 7위 천멍-왕이디 조와 격돌한다.

신유빈은 "다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중국 선수들은 실력이 좋으니까 이번 경기했던 것처럼 착실하게 준비해서 좋은 내용을 만들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일단 옆에 유빈이가 있었기 때문에 겁 없이 파트너 믿고 즐겁게 경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