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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장우진 "'죽기 살기로' 아닌 '죽기로' 금메달 따낼 것"
기사 작성일 : 2023-05-27 12:00:43
임종훈-장우진 조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홍석 기자 = "이번엔 '죽기 살기로'가 아닌 '죽기로' 해서 금메달을 따내겠습니다."

한국 남자탁구 '에이스 복식조'로 활약하는 장우진(미래에셋증권)과 임종훈(한국거래소)에게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는 '아쉬움'과 동의어다.

둘은 2021년 휴스턴 대회에서 대만, 홍콩, 일본의 강자들을 줄줄이 꺾고 승승장구하며 남자복식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신흥 강자로 떠오르던 스웨덴의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였다.

늘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중국 조들은 8강과 4강에서 팔크-카를손 조에 잇따라 충격패 한 터였다.

탁구 메이저 대회에서 결승까지 중국 선수와 한 번도 만나지 않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런데 그 행운이 장우진-임종훈 조에 찾아왔다.

당시 장우진-임종훈 조의 경기력이 워낙 좋아하던 대로 실력 발휘만 하면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임종훈-장우진 조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장우진과 임종훈은 1-4로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둘은 이후에도 국제대회에서 복식조로 호흡을 맞췄다. 틈만 나면 2021년의 아쉬운 기억을 끄집어내며 서로를 자극했다고 한다.

장우진과 임종훈은 2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독일의 '베테랑 듀오' 드미트리 오브차로프-파트리크 프란치스카 조에 3-2(11-7 5-11 8-11 11-9 11-5)로 승리했다.

한국 탁구 최초로 세계선수권 2연속 남자복식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둘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경기 뒤 장우진은 "두 번 연속 결승에 갔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며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는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고비를 잘 이겨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훈은 "내가 초반에 조금 더 잘해줬으면 경기가 쉽게 풀렸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며 "우진이 형이 괜찮다고 해준 덕에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종훈-장우진 조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반드시 1승을 더 거둬 금메달을 따내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한국 탁구는 여자 개인전과 혼합복식에서는 1980∼1990년대에 3차례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유남규 시대'에도, '유승민 시대'에도 세계선수권에서 남자단식이나 남자복식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장우진과 임종훈이 이번에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그야말로 한국 탁구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세계랭킹 1위 판전둥-왕추친 조다.

임종훈은 "정말 금메달을 따고 싶다. 악착같이 경기해서 재작년의 아쉬움을 씻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이번에는 '죽기 살기로'가 아닌 '죽기로' 해서 금메달 결과를 내겠다.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결과를 내고 나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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