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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부러졌어요" 설악산 등반 31시간 만에 무사 구조된 50대
기사 작성일 : 2023-05-28 11:00:29
구조 작업 중인 국립공원 구조대와 119구조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제= 강태현 기자 = 강원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된 50대가 신고 3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28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44분께 칠성봉 인근에서 "다리가 부러졌다"는 50대 A씨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9시 13분께 남설악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 대청봉에 도달한 뒤 가족에게 "하산을 시작한다"는 문자를 보내고는 이런 사고를 당했다.

국립공원 구조대와 119구조대 등 구조 당국은 A씨 신고 위치 등을 중심으로 야간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지역이 출입 금지구역(비법정탐방로)인 탓에 3시간 넘는 수색 작업에도 A씨 위치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상황판단 회의 등을 거쳐 8개 팀을 구성, A씨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정하며 다음 날까지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쉬지 않는 수색 끝에 결국 구조 당국은 같은 날 오후 6시께 작은형제바위골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발견 당시 비를 맞아 저체온 증세를 보였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응급처치 후 들것과 로프 등을 이용해 길이 없는 계곡을 이동, A씨 발견 10시간 만에 인근 병원으로 그를 무사히 이송했다.

전날부터 설악산에는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헬기가 뜰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수색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악산 대승령 인근에서 구조 작업 중인 소방 당국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부처님오신날 연휴 첫날 설악산에 올랐다가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도 잇따랐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52분께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대승령 인근에서 원정 훈련에 온 산악회 회원 50대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약 10시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같은 날 오전 5시 38분께 설악산 작은 형제바위 인근에서도 50대 C씨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B씨와 C씨 역시 비로 인해 헬기 투입 등이 어려워 구조가 늦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홍성표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장은 "설악산과 같은 장거리 고지대에서 비법정탐방로를 혼자 오르게 되면 문제가 생겼을 경우 위치 파악, 구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정규 탐방로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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