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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인채팅앱 문제, 청소년 관심 돌릴 것 찾아야 해결"
기사 작성일 : 2023-05-29 07:00:34
전명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수석전문위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승현 기자 = "과연 청소년들의 진정한 관심사가 마약, 성인채팅 앱일까요? 공부 외에 일상적으로 즐길만한 활동이 없어서 다른 궁리를 하게 되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최근 열린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에서 청소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을 받은 전명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26일 와 인터뷰에서 "유해업소를 쫓아다니거나 온라인을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 위원은 1990년부터 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청소년 활동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진흥센터(현 청소년활동진흥원)를 거쳐 현재 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 관련 5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40여개 정책과제에 참여해 청소년 활동 현장을 활성화하는 데 힘썼다.

전 위원은 청소년들이 마약류 투약, 온라인 성착취 피해 등에 노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과연 청소년들의 관심사가 유해환경에서 시작하겠는가"라고 물으며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기 여의치 않을 때 다른 궁리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원하는 활동을 시간과 비용 제약 없이 즐기도록 해 유해환경으로부터 관심을 돌려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전 위원은 청소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정부에 제안하는 청소년 정책 참여기구 '청소년특별회의'를 주관하기도 했다. 여기서 청소년들이 제안한 의제 90여건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됐다.

그는 "2020년 시행된 18세 선거권 부여의 출발점에 20년 전 청소년들의 제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청소년 선거권 확대는) 2004년, 2005년부터 청소년들이 의제로 요구했던 내용이었고 그 이후 사회적인 논의가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4년 첫 청소년특별회의에서 청소년 위원들은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청소년 참정권 확대를 위한 18세 선거권 부여를 제안했다.

교육현장이 정치화된다거나 청소년들이 정치적으로 쉽게 선동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중앙정치만을 염두에 둔 어른들의 기우"라고 했다.

그는 "청소년 스스로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사회에 표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민주시민 교육"이라고 했다.

최근 청소년 활동이 위축된 이유로는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청소년들의 활동 수요가 달라진 점을 꼽았다.

전 위원은 "30년 전과 지금 청소년들이 원하는 활동이 다른데, 청소년 활동의 변화는 지체된 측면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지금 청소년들도 혼자 있을 때 고립감을 느끼는 건 이전과 마찬가지지만, 전처럼 200∼300명이 함께 동원되는 대집단 활동을 즐기지 않고 소규모 그룹을 더 선호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만큼 디지털 역량을 강화 프로그램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포장을 받은 소감을 묻자 전 위원은 "청소년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같은 청소년 활동의 중요성이 청소년과 국민의 공감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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