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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에 수익 안 나" 동업자 폭행 살해범 2심서 형량 7년 늘어
기사 작성일 : 2023-05-29 10:00:33

(수원= 류수현 기자 = 동업자가 일을 잘 못해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크게 늘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 자료사진]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박선준 정현식 배윤경 고법판사)는 살인,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4월께 동업 관계인 B씨(당시 만 30세)를 1㎏짜리 아령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폭행당한 직후 머리 부위가 찢어지는 등 크게 다친 상태였는데도 3일 후 피고인이 휘두른 주먹에 재차 맞아 전신의 다발성 손상과 속발성 쇼크로 결국 사망했다.

A씨는 피해자가 업무를 잘하지 못해 수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숨지기 약 20일 전에도 같은 이유로 A씨로부터 20분간 구타당하기도 했다.

인터넷 친목 모임을 통해 만난 A씨와 피해자는 동거하면서 노래방과 치킨 가게 등을 함께 운영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인 점을 악용해 그에게 동업에 필요한 자금 5천만원을 일방적으로 대출받아 마련하게 하고, 정작 가게 수익은 배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 전신에서 상당히 많은 멍이 발견됐고 곳곳에 골절상을 입었는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잘못했다'고 하며 스스로를 때렸다고 주장하는 등 진정한 반성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인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동기, 공격 부위와 반복성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한 결과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A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아령으로 폭행했을 당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이를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해 범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아령의 경우 크기나 무게 등을 고려했을 때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치료하는 등 구호 조치를 다 하지 않은 점 등을 판단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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