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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이집트의 관계 복원 의지 환영…문제없어"
기사 작성일 : 2023-05-30 00:00:57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와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술탄(왼쪽)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 김상훈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와 화해한 이란이 이집트와도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29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자국을 방문한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술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하이삼 술탄은 이 자리에서 이란과 관계 회복을 원한다는 이집트의 입장을 전달했고, 하메네이는 "이집트가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관계 회복 의지를 가졌다는 오만 술탄의 발언을 환영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화답했다.

중동 지역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하이삼 술탄은 이란 방문 직전, 이집트를 방문한 바 있다.

다만, 이란과 관계 정상화를 희망했다는 이집트 측에서는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를 회복하면서, 40년 넘게 끊어졌던 이란과 이집트의 관계 복원 가능성도 점쳐졌다.

중동 내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가 주류인 이집트는 과거 이란 팔레비 왕조 시절에는 외교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면서 양국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이집트에 정착하고, 이집트가 아랍권 국가 중 처음으로 이란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 관계가 단절됐다.

중동 내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대결 구도에 가려져 있었지만, 사이가 좋지 않기로는 이집트와 이란도 만만치 않았다.

악화 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는 2011년 초 '아랍의 봄' 혁명으로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혁명 이듬해 치러진 선거에서 무슬림 형제단 배경의 무함마드 무르시가 이집트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란은 본격적으로 유화 공세를 펼쳤다.

같은 해 8월 비동맹회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르시가 테헤란을 방문했고, 2013년 2월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이란 대통령도 이슬람 혁명 후 처음으로 이집트에 갔다.

이란은 당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지만, 이집트의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무르시가 실각하면서 관계 정상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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