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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가족보니 뭉클" 비로소 고국 땅 밟은 괌 여행객들
기사 작성일 : 2023-05-30 12:00:40
김해공항으로 귀국하는 괌 여행객


(부산= 박성제 기자 =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에 고립됐던 한국 관광객들이 괌 국제공항의 운영 재개로 30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 입국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부산= 박성제 기자 = "외국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오랜만에 가족들을 보니 비로소 집에 왔다는 안정감이 듭니다."

친구와 괌으로 여행을 갔다가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30일 귀국한 30대 A씨는 "공항에 마중 나온 아내와 유모차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안도의 미소를 내비쳤다.

이어 "호텔에서 지냈는데 전기가 끊기고 물이 안 나와 가장 힘들었다"며 "다행히 물이나 전기가 간헐적으로 공급되긴 했지만 언제 또 끊길지 몰라 생필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아껴 쓰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괌 항공편 지연


[촬영 박성제]

지난 22일(현지 시각)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 지 8일 만인 30일 오전 8시 30분께 각각 내국인 승객 171명과 158명을 태운 특별기인 제주항공 7C3157편과 진에어 LH948편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당초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괌 현지 시설 복구가 더뎌지면서 출발이 1시간가량 늦어졌다.

70대 송모 씨는 "딸과 친구들 6명이 괌에 놀러 갔는데 현지에서 구경은 하나도 못 하고 호텔에 갇혀 있었다고만 한다"며 "태풍 때문에 제때 돌아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불안해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공항에 와 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김해공항으로 귀국하는 괌 여행객


(부산= 박성제 기자 =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에 고립됐던 한국 관광객들이 괌 국제공항의 운영 재개로 30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 입국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마침내 김해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안도의 표정을 짓는 속에서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김모 씨는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끼리 떠난 첫 여행이었다"며 "리조트에서 밥을 주는 등 열심히 대응한다고는 했지만 거의 씻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에서 임산부나 아기, 노인 등 약이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특히나 힘들어했다"며 "아이들은 더운 날씨 때문에 방 안에만 갇혀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행객은 "7살 난 아들이 장염에 걸려서 열이 얼마나 오르는지 계속 확인하는 등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했다"며 "인근 진료소에 가서 진찰은 받았지만, 약 처방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김해공항으로 귀국하는 괌 여행객


(부산= 박성제 기자 =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에 고립됐던 한국 관광객들이 괌 국제공항의 운영 재개로 30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 입국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정부나 항공사 측의 부실한 대응에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모 씨는 "괌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항공사나 외교부 등 누구도 태풍이 온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태풍이 온 뒤 뒤늦게 연락이 왔는데 대처가 너무 늦었고, 체류객끼리 단체 카카오대화방을 만들어 겨우 정보를 교류하고 도움을 줬다"고 토로했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은 괌에서 도착한 특별 항공편을 위해 탑승교를 우선 배정하고 위급 상황을 대비한 구급차도 대기시켰다.

또 괌 공항 폐쇄 기간 체류한 승객을 대상으로 공항주차장 사용료를 감면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김해공항에는 괌 승객 159명이 잇달아 도착할 예정이며 31일에도 나머지 승객 약 400명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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