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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부채한도 합의안 심사…공화 강경파,'매카시 사퇴' 언급
기사 작성일 : 2023-05-31 08:00:5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로이터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담판 지은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에 대해 미 하원이 심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2년간 높이는 대신 일부 정부 지출을 삭감하기로 한 합의안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소속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심상치 않아 내달 4일을 목표로 한 처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는 내달 5일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을 경우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하원 운영위는 30일(현지시간)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간 합의안을 토대로 마련한 부채한도 상향 및 정부 지출 삭감 관련 법안을 상정했다.

'재무책임법안'이 이른바 '엑스 데이트'로 추정되는 내달 5일 이전 의회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첫 관문인 하원 운영위를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모든 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있다.

모두 13명인 하원 운영위는 공화당 소속 9명 의원과, 민주당 소속 4명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공화당 의원 중에는 합의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의원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인 랄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칩 로이(텍사스) 등 2명의 하원의원이 포진해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들 의원에다가 때때로 프리덤 코커스와 행동을 같이 하는 토마스 매시 의원이 가세하고, 관례대로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 4명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합의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고 전망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러나 "토마스 매시 의원이 합의안을 지지할 것 같다"며 "이로써 공화당은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의사 진행을 위해 표결할 것"이라며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위한 문을 열어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과 하원의장이 최종적으로 타결한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양쪽 모두 정치적 내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협상 책임자인 샬란다 영 예산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합의는 절충안이고, 이는 누구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갖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하원의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매카시 의장 역시 합의안을 "이제까지 가졌던 법안 중 가장 보수적인 법안"이라며 내달 5일 이전 법안 표결을 위해 충분한 표를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화당 강경파 사이에서는 매카시 의장 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댄 비숍 하원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카시 의장에 대한 사퇴 결의안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그러나 매카시 의장에 대한 사퇴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는 확답하지 않고 "다른 의원들과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숍 의원을 시작으로 공화당 내부에서 매카시 의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비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화당 경선 주자들 사이에서도 비판론이 이어지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앞으로 1년 반 동안 4조 달러를 늘리는 것은 엄청난 지출"이라며 합의안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성명을 통해 "워싱턴의 지출 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은 문제의 일부가 아닌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입법부와 행정부 전체를 싸잡아 규탄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부채의 원인을 무시하고 대화를 피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가 미래 세대에 부채 부담을 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폴트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지출 삭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의하는 모습을 살짝 노출하기도 했고,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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