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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악화 인도-중국, 언론사 특파원 교류 거의 끊어"
기사 작성일 : 2023-05-31 11:01:04

윤종석 기자 = 최근 관계가 악화한 중국과 인도가 서로 언론사 특파원들에 대한 비자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언론 교류를 거의 끊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최근 수주일간 서로 상대 국가 언론사 기자들을 몰아내면서 상호 언론 접근을 없애버렸고 그로 인해 양국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전했다.

인도서 중국산 불매 운동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달 인도 정부는 최근까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두 중국 언론매체 특파원들의 비자 갱신 신청을 거부했다.

이들 두 특파원은 비자가 만료된 이후 인도를 떠났다. 이로써 이제 인도에는 중국 기자가 한명도 없게 됐는데, 이는 198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도 인도 언론사에서 보낸 특파원에 대한 비자를 거부하고 있다. 인도 매체 출신 중국 특파원은 연초에만 해도 4명이 있었다.

지난달 인도의 최대 신문사인 '힌두'와 뉴델리시의 관영방송인 '프라사 바하티' 소속 기자들은 중국을 벗어났다가 재입국하지 못했다.

'힌두스탄 타임스'의 기자는 이번달 기자 비자가 무효화될 것이라고 통보받았다.

이와 같은 상호보복적인 조치는 가뜩이나 2020년 6월 양국 국경지대에서 군인들의 무력충돌 이후 경색된 양측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분석했다.

원래 양국은 신흥 경제 5개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원으로서 우호적이었으나 국경충돌 이후 관계가 나빠지기만 했다.

분쟁 지역 지도 살펴보는 모디 인도 총리


(라다크 EPA= 나헨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가 3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유혈 국경 충돌이 발생한 북부 라다크 지역의 중심도시 레를 방문해 군인들이 들고 있는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인도 정부 공보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중국은 이를 미국이 자국을 포위하려는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

또 인도는 중국의 틱톡과 위챗 등 주요 IT 서비스를 자국 시장에서 금지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은 최근에는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의 일부 지역 이름을 중국식으로 변경해 인도의 반발을 샀다. 이 지역은 정확한 국경 없이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주권 다툼을 벌이는 곳으로, 중국은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은 인도가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관련 회의를 개최하려 하자 중국이 참석을 거부하는 등 양국의 불협화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의 왕지첸 연구원은 "양국에 언론인 교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양측의 인식 갭을 메우고 서로의 문화와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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