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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뚫린 러' 푸틴 허 찔렸다…프리고진 "뭐했나" 직격도
기사 작성일 : 2023-05-31 12:01:0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장재은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무인기 공습이 우크라이나전의 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깊숙한 본토, 집중적인 보호를 받아 안전지역으로 여겨지던 부촌에 대규모 도발이 이뤄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거지를 겨냥한 공습에 가담한 무인기가 8대라고 주장한다.

현지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공습에 나선 무인기가 훨씬 많은 30대 정도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일단 공습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피해 규모를 둘째치고 무인기가 무더기로 수도 상공에 침투한 경위를 두고 러시아 내에서 논란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추가 동원령이나 애국심 고취를 위한 러시아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후속 선동이 각본이 있는 것처럼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우크라이나군 등 외부세력이 배후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공습의 이 같은 성격 때문에 분기점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정권이 파급력을 우려해 세심하게 관리해오던 리스크가 갑자기 현실화해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얘기다.

모스크바 부촌 주택가에 무인기 공습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안의 민감성은 러시아 정부가 그간 본토 공격에 대비해 관영매체에 하달한 보도지침에서 잘 드러난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지침의 골자는 방공망의 성공적 작동을 강조하며 적의 도발 목표가 좌절됐다고 기술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모스크바 공습은 이런 검열의 효과마저 능가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고 지적한다.

마크 카츠 미국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 대학 교수는 "방공망의 성공을 크게 떠들었다면 그 뒤에는 러시아군이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카츠 교수는 "모스크바에 무인기 공격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러시아 대중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전 작전 방식의 효율성에 의문을 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에서는 벌써 비판이 터져나왔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수뇌부를 향해 "왜 무인기가 모스크바를 때리도록 내버려 두고 있느냐"고 격분했다.

러시아군 수뇌부 비판해온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리고진은 "무인기가 루블료스카(공습을 받은 모스크바의 부촌), 너희 집에 날아갔다는 게 팩트"라며 "젠장, 알게 뭐냐. 그냥 너희집 불에 타버리도록 내버려 두라"고 언성을 높였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면 이번 공습은 러시아 내부의 이 같은 반발을 자극하기 위한 심리전이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본토 공습이 대반격을 앞둔 여건조성 작전이면서 심리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쟁과 동떨어진 곳에서 '특별군사작전'(러시아가 자국에 강요하는 우크라이나전 명칭)을 어렴풋이 지켜보는 부유층에 전쟁 충격을 체감하게 하려고 섬세하게 표적을 설정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심리전의 파급력이 커지면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장기전의 토대인 자국민의 지지 여론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여러모로 이번 무인기 공습에 허를 찔렸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윌리엄 레노 미국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대중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의 실책을 의심할 계기가 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레노 교수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대규모 동원령 승인을 꺼리는 것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여론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투에 용병단을 투입하는 것들 보면 크렘린궁은 일반 러시아인들에게 영향이 없는 작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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