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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1년…현장 소통만 78회
기사 작성일 : 2023-06-01 07:00:16
인사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대구= 김현태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월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심재훈 기자 =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신속한 대응으로 '금융 검찰'의 면모를 보여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 출신 첫 금감원장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총괄 감독 및 검사하는 역할을 잘 수행할지에 대한 초창기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금융권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혁신을 유도하며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금융 수사 특수통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정농단 특검 등에서 함께 일해 '윤석열 라인의 막내'로 분류되고 있다.

이런 풍부한 경험과 든든한 배경은 이 원장이 취임 후 벌어진 시급한 금융 현안을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취임 후 1년간 금융권 및 유관기관 간담회를 78회나 소화할 정도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 사항을 수렴했다는 것이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 금융기관 방문을 포함한 금융권 간담회가 56회, 금융위원장과 회동 등 유관기관 간담회가 9회, 출입 기자간담회 등 언론 공식 간담회가 7회, 전통시장 방문 등 사회공헌이 6회에 달했다.

재임 기간에 이렇게 많은 현장을 찾고 금융권과 소통한 역대 금감원장은 이복현 원장이 유일하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이 급격히 불안해져 경색 국면에 접어들자 관계기관의 전방위적 대응을 주도해 금융시장 조기 안정화에 기여했다.

이 원장은 은행이 사상 최대의 이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자 국민과 상생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서민·취약계층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상생 금융 문화 확산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최대 금융 리스크로 우려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장의 불안감 완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동안 방치됐던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나서 이사회 기능 제고 등 내부 통제 체계를 만들기 위해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기도 했다.

인사하는 이복현-임종룡


강민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3월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점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 사기 사태가 발생하자 피해자 거주 주택의 경매 연기 및 채권 매각 유예 방안을 구상했으며, 기획조사를 통해 공매도 연계 불공정 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도 최초로 적발했다.

우리은행 횡령 사고, 외화 이상 송금 등 대형 금융사고에 대해 금융권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해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122억6천만달러 규모의 이상 송금 거래를 적발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도 일각에서는 이복현 원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관치 논란을 일으켰고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치에도 일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이 은행의 상생 금융을 독려한 결과 은행권이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를 일부 인하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금리에 대해 금융당국이 관여하려 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또한, 은행 지배구조 개선 등 일부 혁신 분야는 금융위원회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했는데 이 원장의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사 출신으로서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취임해 강단 있게 금융권의 질서를 확립하면서도 금융회사들과 직접 소통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점은 역대 금감원장과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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