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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에 비 '찔끔'…운하 수량 부족에 해운업계 전전긍긍
기사 작성일 : 2023-06-01 07:00:56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알라후엘라 호수가 가뭄으로 말라 있는 모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량 부족 영향으로 글로벌 화물 업계를 긴장케 한 파나마 운하 흘수(물속에 잠긴 선체 깊이) 연속 제한 조처가 단비 덕택에 일단 중단됐다.

31일(현지시간) 파나마운하청(ACP)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고문을 보면 전날부터 m(피트)로 줄이려 했던 네오파나막스 화물 선박(2016년 6월 운하 확장 후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최대 흘수 제한이 다음 달 13일로 2주 미뤘다. 현재 최대 흘수는 m(피트)다.

파나마 운하를 구성하는 가툰 호수 주변에 최근 며칠간 강우가 기록됐기 때문이라고 파나마운하청은 설명했다.

해수면과 높이 차이가 있는 운하 특성상 이곳에서는 갑문 사이에 물을 채워 배를 띄운 뒤 더 높은 독(dock·선박을 받치는 설비)으로 이동시키는 게 필수다.

선박은 이후 운하 중간에 있는 가툰 호수를 거쳐 다시 다른 독으로 들어가 얹혀 있다가 차례로 물을 빼는 수로를 계단식으로 내려가며 통과한다.

여기에서 물은 가툰 호수에서 끌어 쓰기 때문에, 흘수 조정엔 가툰 호수 수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파나마 운하 코콜리 갑문 전경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파나마 운하는 세계 교역량 4∼5%를 책임지고 있지만, 최근 일대 극심한 가뭄으로 지속해서 흘수 제한 조처가 이뤄지고 있었다. 평소엔 14∼15m를 유지한다.

배를 덜 가라앉혀야 하는 해운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컨테이너 선적량을 줄이거나 화물 운송 비용을 인상해 수지타산을 맞추는 등 대책 마련에 애쓰는 상태였다.

흘수 제한 일단 멈춤으로 업계엔 일단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뭄 탓에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 주말 현지 기상청은 당분간 큰 비 소식은 없다고 예보했다.

파나마운하청은 지금 상태에서 변화가 없다면, 다음 달 25일엔 m(피트)로 흘수를 더 제한하겠다고 미리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여름철 파나마 운하를 지나야 할 화물 운송비도 큰 상승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전날 파나마 환경부는 가뭄에 따른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농가가 밀집한 서부 치리키를 중심으로 농작물 수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부 예측이라고 파나마 일간지 라프렌사파나마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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