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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CEO "중국의 반도체 자립의지 얕보지 말라"
기사 작성일 : 2023-06-01 11:00:58


(EPA= 대만 출신인 젠슨 황 미국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술 산업 박람회 컴퓨텍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홍콩= 윤고은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와 관련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 노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일본·대만 언론을 인용, 황 CEO가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황 CEO는 "규제가 어떻든 우리는 절대적으로 준수하겠지만, 내 생각에 중국은 그 기회를 활용해 자국 현지 기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중국에 그렇게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타트업들이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지 않았고 반도체 회사를 차리고 싶다면 어떤 회사를 시작할까. 당신은 GPU 회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GPU 스타트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이 분야에 쏟아부어진 자원의 양은 꽤 크다. 그렇기에 그들을 얕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와 미국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반도체를 살 수 없다면 그들은 스스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작년 가을 중국이 군 현대화에 필요한 반도체와 인공지능 (AI)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규정을 제정, 엔비디아가 GPU 반도체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을 중국에 팔지 못하게 제동을 걸었다.

엔비디아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꼽히는 고성능 GPU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출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개발에도 엔비디아의 H100 칩 1만여개가 사용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천320조원) 선을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이 A100 수출을 규제하자 A100의 성능을 수출 규정에 맞게 낮춘 'H800'을 제작해 중국에 공급해왔다.

지난 3월 엔비디아는 H800이 알리바바 그룹과 바이두, 텐센트(騰迅·텅쉰) 같은 중국 기술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출신 미국인인 황 CEO는 지난달 27일 국립대만대 졸업식 축사를 시작으로 2주간의 대만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당시 축사에서 학생들에게 모든 사업을 변화시킬 AI 혁명에 따른 황금 기회를 잡으라고 독려했다.

황 CEO는 이어 지난달 29일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는 'DGX', 'GH200' 등 자사의 AI 관련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을 공개하면서 AI가 컴퓨팅 혁명을 이끌고 있고 AI 시대엔 누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자사 칩을 제조하는 대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을 만나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에 힘입어 양사가 향후 10년간 사업 협력에서 상당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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