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이어지는 수출부진의 늪…'車·양극재'·'美·EU' 돌파구 될까(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6-01 16:00:23
[그래픽] 수출입 추이


원형민 기자 = 반도체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고 무역적자는 15개월째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yonhap_graphics

(세종·서울= 차대운 이슬기 기자 =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년 넘게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 수출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995년 1월∼1997년 5월 '29개월 연속' 무역적자 이후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다만 5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1억달러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연내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들어 무역적자는 1월 125억3천만달러, 2월 53억2천만달러, 3월 47억4천만달러, 4월 26억5천만달러 등으로 그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힘을 못쓰는 사이 '자동차와 양극재', '대(對)미국·유럽연합(EU)' 수출이 버팀목으로 떠오르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산업부, 5월 무역수지 21억 달러 적자 기록


(세종= 김주형 기자 =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수출부진 터널' 출구는…정부 "中 리오프닝 효과 시점 예단 어려워"

하지만 '수출 부진 터널'의 출구를 찾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해제 이후 IT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부진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수출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저조하기 때문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날 와 통화에서 "대내외 경제 변수들이 뚜렷한 호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수출 부진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까지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무역적자 규모에 주목하면서 하반기 반도체 등 업황 개선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표했다.

산업부 김완기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반기에 무역수지부터 개선된 뒤 수출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며 "대중국 석유제품과 일반기계 증가세는 중국 내 이동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리오프닝 효과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조금씩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시점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개속 부산항, 한국경제 버팀목 무역수지 15개월째 적자 행진


(부산= 강덕철 기자 = 1일 오전 부산항 일대가 안개로 말미암아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5월 통관기준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522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입은 줄어든 543억4천만달러였고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로 15개월 연속 적자였다.

◇ 中 수출액, 100억달러대 회복했지만…반도체 수출, 10개월째 마이너스

5월 대중 수출액은 작년보다 떨어진 106억2천만달러로, 지난 3월 이후 재차 100억달러대를 회복했지만,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중국의 수입 수요가 더디게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대중 수출액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세계 수입 증감률은 지난 1분기 , 지난 4월 를 기록했다.

이와 맞물려 지난 1∼25일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도 반도체 -34%, 석유화학 , 무선통신 , 철강 등으로 주요 수출 품목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최대 수출 효자품목이었던 반도체의 경우 단기간 내 업황 반전이 쉽지 않은 전망이다.

D램과 낸드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데다, 역대 5월 가운데 최고실적을 찍었던 지난해 5월 수출액(115억4천만달러)의 높은 기저효과도 있었다.

반도체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73억6천7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이다. 지난 4월(-41%)보다는 감소 폭이 다소 줄었다.

산업부는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 등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웨이퍼 투입과 생산 간 시차를 감안하면 감산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통상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수출 차량이 컨테이너로 들어가는 모습


[르노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자동차·양극재 수출 호조…중국 못지않은 美·EU 수출

반도체, 석유화학, 컴퓨터, 선박, 디스플레이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자동차 수출액의 증가가 눈에 띈다.

5월 자동차 수출액은 62억달러로, 3개월 연속 6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증가했다.

완성차 품목에서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수출단가가 높은 제품의 미국·EU 수출이 늘어난 덕에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이 가능했다.

5월 누계 자동차 수출액은 294억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최고치는 2014년 1∼5월 212억달러였다.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수출액은 증가한 11억9천만달러였다. 양극재 수출의 경우 올해 1∼5월 누계 기준으로 30% 이상 증가하면서 청신호를 켰다.

대체휴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올해 5월 6대 주요 지역(중국, 미국, 아세안, EU, 중남미, 중동)의 수출액도 모두 하락했지만, 미국()과 EU(-3%), 중동()은 비교적 선방한 편이었다.

반면 중국과 아세안, 중남미는 모두 전년 대비 20%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94억8천만달러로, 전통적인 최대 수출국인 중국(106억2천만달러)을 거의 따라잡았다. '역대 5월 대미 수출액'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대미 수출품 중에서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증가율은 각각 , 로 두드러졌다. EU 수출에서는 자동차와 차부품 수출이 각각 , 증가했다.

[그래픽] 반도체·자동차 수출 증감률 추이


김민지 기자 =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