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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논란의 결말은 '유죄 판결'…석현준 선수생활도 기로에
기사 작성일 : 2023-06-01 16:00:43
고개 숙인 석현준


(수원= 홍기원 기자 = 병무청의 해외 체류 허가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석현준이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수원·서울= 김솔 이의진 기자 = 축구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석현준이 병역법을 위반한 죄가 법정에서 인정됐다.

이로써 14년 전 도전 정신을 가슴에 품고 혈혈단신으로 유럽으로 향한 석현준은 10개가 넘는 해외팀을 오가면서 이어온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트루아(프랑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해 말 귀국,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은 석현준은 올해 2월 K4리그(4부리그) 전주시민축구단 입단을 타진했었다.

귀국 당시부터 재판 선고까지 몇개월의 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추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더라도 경기를 뛰는 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K4리그(4부리그)는 규정상 주말 경기에 한해 사회복무요원의 출전을 허용한다.

축구 선수로서 '재기'를 염두에 두고 주기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리그를 물색한 것으로 풀이됐다.

2019년 석현준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유럽의 선진 축구를 두루 경험한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의 합류는 K4리그에서 경쟁하는 전주시민축구단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고, 전주시민축구단은 석현준을 선수로 등록해 선수단의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

그러나 석현준의 축구 인생은 다시 '병역의 굴레'에 매였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던 석현준은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전문 선수 자격을 잃게 될 공산이 컸다.

1일 수원지법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협회는 등록 규정 3장 9조 1항에서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선수의 처분을 명시해두고 있는데, 애초에 등록 불가 대상이다.

협회 관계자는 "K4리그를 포함, 협회가 주최하는 모든 대회, 리그에서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선수는 뛸 수 없다. 규정상 선수 등록 대상이 아니라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을 확인한 전주시민축구단은 결국 석현준과 결별, 기존 전력으로 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등 시즌 일정을 소화했다.

2018년 대표팀 경기에 나선 석현준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해 7월 트루아와 결별한 후 이미 1년 가까이 강제적인 휴식기를 갖게 된 석현준은 이로써 추가로 최소 2년간은 더 그라운드와 멀어지게 됐다.

석현준은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유럽 진출사에서 유독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유럽 진출이 워낙 극적이면서 '무모한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 백암중을 졸업하고 신갈고를 다닌 석현준은 용인시축구센터에서 공을 차며 기량을 갈고닦다가 2009년 6월 아약스(네덜란드)를 무작정 찾아가 테스트를 신청했다.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는 등 활약으로 당시 마틴 욜 감독의 눈에 들어 2010년 초 정식으로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 입단했다.

'도전 정신' 하나로 네덜란드에서 프로 무대에 안착한 석현준은 이후 11개 팀을 전전하면서 12년이 넘게 해외에서 생활했다.

흐로닝언에서 뛰던 2012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석현준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흐로닝언(네덜란드),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나시오날, 비토리아 세투발, 포르투(이상 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임대), 데브레첸(헝가리, 임대), 트루아(임대), 랭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다시 마지막 유럽 팀인 트루아 유니폼을 입었다.

나름의 경력이 쌓아가던 석현준은 축구대표팀에도 몇 차례 부름을 받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도 15경기에 나섰지만, 번번이 병역 특례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낸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병역 특례가 보장되는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2018시즌에 앞서 국내 팀에 입단했다면 상무 등 소속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도 있었지만, 계속 해외에 머물다가 2019년 병무청의 병역기피자 명단에 올랐다.

해외 체류 허가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석현준에게 결국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이어진 병역 기피 논란은 '유죄 판결'로 마무리됐다.

법원 들어서는 석현준


(수원= 홍기원 기자 = 병무청의 해외 체류 허가 기간 내에 귀국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석현준이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선고 직후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석현준의 아버지는 "병역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려고 한다"며 "차후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귀국을 미룬 데에 고의성이 있는지 질문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귀국하기 위해 구단에 위약금을 지불했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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