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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어린이전문 소화병원, 의료진 부족에 휴일 진료 중단
기사 작성일 : 2023-06-01 22:00:32
서울 용산구 서계동 소재 소화병원


[ 자료사진]

김영신 권지현 기자 =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이었던 소화병원이 진료인력 부족으로 이달부터 휴일 진료를 중단한다.

소화병원은 1일 "이날부터 진료인력 부족 및 병원 환경 개선 공사로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진료 시간은 ▲ 평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6시 ▲ 일요일 및 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였는데 이달부터 토요일은 오전 진료만 하고 일요일 진료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소화병원은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의료기관이다.

1946년 서울 태평로에 개원한 소아과 '소화의원'이 이 병원의 전신이며, 1966년 병원으로 승격하고 1981년 현재 자리의 자리로 옮겨 '소화아동병원'으로 확대 개원했다.

1982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하고 2007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며 한때 어린이 진료로 성업했다.

그러나 저출생에 따른 환자 감소 등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었고 2015년 종합병원에서 병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소화병원 휴일 진료 중단 안내문


[소화병원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진료과목에 내과 등을 추가해 2019년 병원 명칭을 소화병원으로 변경했다. 병원 이름은 바뀌었지만 주 환자군이 소아·청소년으로, 최근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을 이르는 '오픈런'(영업 시간 전부터 대기)이 있는 대표적인 병원이다.

소화병원에 따르면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5명, 내과 전문의는 1명이다. 기존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6명이었는데 특수클리닉을 제외한 일반 진료 담당 전문의 3명 중 1명이 퇴사하며 진료 인력이 줄었다.

소화병원을 퇴사한 해당 의사는 서울 내 다른 병원이 다음 달부터 개설하는 소아청소년과로 이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화병원은 야간·휴일에도 진료하는 어린이병원인 '달빛어린이병원'이기도 하다.

달빛어린이병원은 2014년 도입된 사업으로, 야간·휴일 진료에 대해 가산 수가를 준다.

하지만 전국에 38개(서울 4개)인 달빛어린이병원들은 경영난이나 인력 부족 등으로 이번 소화병원 사례처럼 주 7일 운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의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지침에 따르면 해당 의료기관은 주7일 운영이 어려운 경우에 일부 요일만 부분 운영할 수 있다.

소화병원은 휴일 진료 중단이 한시적이라고 밝혔지만 새 전문의 구인 결과 등에 따라 언제 재개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소화병원 휴일 진료 중단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와 전화통화에서 "경증부터 중증 아동 환자가 소화병원에 크게 몰리다보니 전문의들의 육체적·심적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며 "저출산, 낮은 수가, 진료 사고 책임 부담 등이 맞물린 소아청소년과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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