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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회담 중단후 수단 무력 충돌 격화…美, 책임자 등 제재
기사 작성일 : 2023-06-02 02:00:56
수단 군부 지도자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하르툼에서 정부군 병사들을 방문한 모습.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 김상훈 특파원 = 수단 정부군이 미국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진행되던 휴전 회담 중단을 선언한 이후 양측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무력 충돌 강도가 높아졌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인근 도시 옴두르만에서는 격렬한 포성이 울렸고, 바흐리에서는 간헐적으로 총성이 이어졌다.

수단 정부군이 휴전 약속 위반을 이유로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회담 중단을 선언한 전날 하르툼 남부 시장에서는 양측간 무력 충돌로 19명이 죽고, 106명이 부상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날도 시장 주변에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주민 나디르 아흐메드씨는 "격렬한 포성 때문에 두렵다. 집이 흔들릴 정도"라며 "우리가 들었던 휴전이 도대체 있기는 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휴전 합의를 위반한 양대 군벌 책임자와 관련 기업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미 재무부는 '디펜스 인더스트리스 시스템', '수단 마스터 테크놀로지' 등 수단 정부군 산하 방산업체 2곳과 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통제하는 금광업체 '알 주나이드 멀티 액티비티스', 무기 중개 업체 '다라디브 제너럴 트레이딩' 등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또 미 국무부는 수단 정부군 및 RSF 지도자들과 축출된 수단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의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 제한 조처를 했다.

수단 정부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하르툼 북부.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무부는 "이들은 수단 민주주의 훼손의 공범"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휴전 합의 후에도 무의미한 폭력이 수단 전역에서 계속되면서 인도적 지원을 방해했다. 하르툼과 다르푸르의 유혈사태 규모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이 사우디 제다에서 약속한 의무 위반에 대한 대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약탈, 민간인 및 거주지 공격과 점거, 공습과 포격, 인도적 지원 및 기초 서비스 복원 미이행 등 위반행위가 있었다"고 짚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단 양대 군벌이 휴전 회담장인 사우디 제다를 떠나지 않은 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단의 폭력 사태가 지속된다면 미국은 그 책임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서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수단에서는 조직 통합과 통합 후 지휘권을 두고 갈등해온 정부군과 RSF가 지난 4월 15일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분쟁 감시단체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양측간 무력 충돌 와중에 지금까지 1천800여명이 죽고 5천명 이상이 부상했다.

또 약 140만명의 주민이 전쟁의 포화를 피해 피란길에 올랐고, 이 가운데 약 35만여명은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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