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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 "아태 지역, 미·중 야망 위한 경기장 아냐"
기사 작성일 : 2023-06-03 00:00:58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 강종훈 특파원 =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한다며 "이 지역은 다른 나라의 야망을 위한 경기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2일(현지시간) 오후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자로 나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운명은 미리 정해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국지전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쟁이 운명 지워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열린 대화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열기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초강대국들의 힘 대결로 인한 소용돌이를 피하기 위한 안전판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만해협이든 어디서든 대화가 무너지면 해당 국가와 분쟁 발생 지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회의 기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의 회담을 제안했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두 장관은 이날 개막 만찬에서 악수하고 짧게 인사했지만, 실질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미국 국방부는 전했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맺는 등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해왔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조달하기로 해 중국이 반발했다.

호주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의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VEY·Five Eyes)의 일원이기도 하다.

군사적으로 미국과의 협력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지난해 5월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호주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섰다.

전임 자유당 정부가 중국 기업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하고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빚어졌다.

중국이 전방위 무역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으나, 올해 들어 중국이 2년 만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허용하는 등 화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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