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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풍향계' 멕시코 주지사 선거, 94년만에 좌파 승리 눈앞(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6-05 15:00:58
멕시코주 주지사 승리 예상하며 환호하는 델피나 고메스(가운데)


(톨루카[멕시코] AFP= 집권당 소속 델피나 고메스 멕시코주 주지사 후보(가운데)가 4일 저녁(현지시간) 개표 완료 전 주지사 선거 승리를 사실상 선언하며 지지자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에서 인구와 유권자가 가장 많아 이듬해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멕시코주(Estado de mexico·EDOMEX) 주지사 선거에서 집권당 후보가 승리를 눈앞에 뒀다.

멕시코주 선거관리위원회(IEEM)는 4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지사 선거의 예비 개표결과 시스템(PREP·프레프) 집계상, 집권당(국가재건운동·MORENA) 소속이자 중도좌파 성향 연합 후보인 델피나 고메스(60) 전 상원의원의 과반 득표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아말리아 풀리도 IEEM 위원장은 "여당 후보가 ∼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비 집계됐다"며 야당(제도혁명당·PRI) 우파 연합 후보 알레한드라 델 모랄(39) 전 멕시코주 사회개발부 장관 득표율은 ∼ 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PREP는 선거 결과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선거인명부 숫자 통계치를 고려해 각 정당 합의로 정해진 특정 지역의 투표소를 대상으로 실시간 개표 결과를 게시하게 된다. 결과 발표에 대한 법적 효력은 없다.

현지에서는 PREP 결과상 두 후보간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 안팎으로 나옴에 따라 수개표 이후에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은 극히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주 주지사 승리 예상하는 여당 후보


(톨루카[멕시코] AFP= 멕시코 집권당 소속 델피나 고메스 멕시코주 주지사 후보(오른쪽)가 4일 저녁(현지시간) 개표 완료 전 지지자와 함께 승리를 예상하며 기뻐하고 있다.

실제 고메스 후보는 지지자의 환호 속에 연설대에 올라 "그간 100년 가까운 부패와 방치의 역사가 이어졌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게 됐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뒤 "제게 주어진 위대한 임무를 책임과 자부심을 가지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멕시코 32개주(연방구인 멕시코시티 포함) 중 한 곳의 지방자치단체 수장을 뽑는 것으로 의미를 제한할 수 있지만, 멕시코 국내에서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멕시코주 주지사 선거는 매번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지는 만큼 민심의 향방을 미리 살필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으로 멕시코주 인구(1천742만7천790명)와 유권자(1천273만9천625명·이상 멕시코 주정부 및 주 선거관리위원회 올해 집계 기준)가 멕시코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직전 주지사 선거(제도혁명당 승리)와 대선(국가재건운동 승리)의 경우엔 당선인 소속당이 엇갈렸지만, 대체로는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현지 일간지 레포르마는 전했다.

멕시코 주지사 선거 투표


(테페틀라옥스톡 데 이달고[멕시코] AFP= 4일(현지시간) 멕시코주 테페틀라옥스톡 데 이달고 지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에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멕시코주 첫 여성 주지사를 선출하는 선거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는 모두 여성이다.

멕시코주에서의 90년 넘게 이어져온 '우파 천하'를 무너뜨릴지도 멕시코 정치권에서는 큰 관심사였다. 우파인 제도혁명당은 전신인 국가혁명당(PNR)과 멕시코혁명당(PRM)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1929년 이래로 단 한 번도 멕시코주 주지사 자리를 다른 당에 내준 적 없다.

직전 대통령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역시 멕시코주 주지사 출신일 만큼, 이 나라 우파의 최후 보루이자 정치적 고향으로 꼽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나 좌파인 집권당 고메스 후보가 94년 만에 처음으로 우파인 델 모랄 후보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5월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델 모랄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한드라 델 모랄 멕시코 주지사 후보


(쿠안티틀란 이스카이[멕시코] AP= 멕시코 야당인 제도혁명당 소속 알레한드라 델 모랄 멕시코주 주지사 후보가 4일(현지시간) 멕시코주 쿠안티틀란 이스카이 지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인주 묻은 엄지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검표 후 최종 개표 결과는 1∼2일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접경인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 주에서도 주지사 선거가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그간 여론조사에서 앞선 제도혁명당 후보가 다른 3명의 후보를 따돌릴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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