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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테러국" 우크라, ICJ서 카호우카댐 폭발 강력 규탄
기사 작성일 : 2023-06-06 20:00:57
포탄으로 파괴된 헤르손주 카호우카댐…우·러는 책임 부인


(노바 카호우카 AFP=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모습.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를 파괴의 배후로 지목하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드니프로강 인근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테러 국가임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고위 외교관 안톤 코리네비치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지원했다며 제소한 것과 관련해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열린 이 사건 심리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코리네비치는 "러시아는 전장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민간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 우리를 굴복시키려고 한다"며 "바로 오늘 러시아가 주요 댐을 폭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민간인 대피와 생태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행동은 테러 국가이자 침략자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유엔 최고 사법기관인 ICJ에서 카호우카 댐 파괴가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공식적으로 고발한 셈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카호우카 댐 주변에서 격렬한 폭발이 일어나 댐 상부가 파괴됐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 주민 1만6천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주택 약 600채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댐 주변 마을인 노바 카호우카에는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높이 30m, 길이 ㎞의 카호우카 댐은 옛소련 연방 시절인 1956년 카호우카 수력 발전시설의 일부로 드니프로강에 건설됐다.

카호우카 댐은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대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이 댐에 저장된 물을 냉각수로 활용하고 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공세로 막 전환하던 시기에 발생한 이번 사건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댐 폭파 배후로 상대국을 지목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가 침략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러시아가 선전 신화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지만 이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우크라이나인을 죽이고, 경제와 민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구조를 파괴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했다.

댐 파괴 소식이 알려진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오늘 밤 2시 50분에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카호우카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발시켰다"며 "약 80개의 정착촌이 홍수의 영향권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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