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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비상'인데…EU, 폴란드에 '뇌물 비자 스캔들' 해명 촉구
기사 작성일 : 2023-09-21 00:01:03
폴란드 국경 진입하려는 이민자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폴란드에서 최근 제기된 이른바 '뇌물 비자 스캔들'과 관련해 당국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EU로선 그렇지 않아도 불법 이민자 문제가 역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아니타 히퍼 EU 집행위원회 이민·내무담당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제기된 의혹은 매우 우려스러우며 EU법 준수 여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답했다.

히퍼 대변인은 "이것이 일바 요한손 (이민담당) 집행위원이 폴란드 당국에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이유"라면서 요한손 집행위원이 내달 3일 전까지 회신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폴란드 당국이 필요한 정보를 집행위에 제공하고, 관련 의혹을 조사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영사관들은 지난 2021년 이후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로부터 건당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수만 달러씩 뇌물을 받고 비자를 발급해줬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검은돈을 받고 내준 입국 비자가 적어도 2만5천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이민을 기치로 내건 폴란드 정부와 집권당 법과정의당(PiS)은 내달 총선을 앞두고 터진 악재에 즉각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모든 영사관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착수하는 등 사태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폴란드는 합법적 체류 자격이 있는 제3국인에 대해서도 국가 간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으로, 폴란드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면 다른 EU 및 솅겐 국가로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다.

EU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또 이민 이슈는 언제나 유럽의 '뜨거운 감자'인 것은 물론, 최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비롯한 각지에서 이민자가 급증해 EU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유럽의회에서도 이번 사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인 '리뉴유럽'은 이번 사안에 대한 의회 차원의 토론을 전날 요청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리뉴유럽은 "솅겐 비자를 승인 없이 판매하는 행위는 모든 유럽 시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든다"며 "조처가 취해져야 하며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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