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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30여년 이어온 봉사는 습관…'우리동네 슈퍼맨' 송성국씨
기사 작성일 : 2023-09-23 10:00:30
송성국씨


[촬영 박성제]

(부산= 박성제 기자 =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이제는 봉사가 습관이 돼 버린걸요."

송성국(65)씨는 동네 주민을 위해 30여년 동안 봉사를 이어온 이유를 묻자 머쓱한 웃음을 내비치며 23일 이렇게 답했다.

부산 사하구 괴정4동 토박이인 그는 이웃들 사이에서 '슈퍼맨'으로 통한다.

동네 곳곳을 매일 다니며 지저분한 곳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방역, 쓰레기 수거 등 모두 꺼리는 일을 자처해서 한다.

태풍에 쓰러진 천막 정리하는 송씨


[부산 사하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특히 태풍이 오거나 폭우가 내리는 재난 상황일 때는 잠을 줄여가며 그 누구보다 현장에 일찍 도착해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반지하에 사는 주민의 집에 비가 들어오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쌓거나, 배수구가 낙엽이나 쓰레기에 막히지 않도록 일일이 손으로 이물질을 걷어낸다.

송씨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면 주민들이 불편해할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온다"며 "이를 제때 정리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 처리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정양선 괴정4동 행정복지센터 동장은 "이웃에게 필요한 일은 도맡아서 하다 보니 여러 가지의 봉사를 한다"며 "이번에는 김장철을 맞아 텃밭에 심은 배추를 활용해 부녀회 등과 김치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원 정비하는 송씨


[부산 사하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송씨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맞닥뜨리면서다.

당시 그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손을 다쳐 장애인이 됐다.

절망에 빠졌던 송씨는 집 안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는 등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더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에 구청에서 운영하는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는데 그때 이웃들을 위해 했던 순찰, 방재 등 활동이 되레 그에게는 활력소였다.

송씨는 "이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알게 돼 더 이상 집 안에만 있을 수 없었다"며 "그때부터 금전적 대가 없이 남을 도울 수 있는 행복 하나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수거하는 송씨


[부산 사하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봉사를 마친 뒤 주변에서 건네는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집에 형광등을 갈고 벽지를 도배한 적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이야기해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송씨는 "바뀐 집을 보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자긍심과 함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침수 대비 모래 주머니 쌓는 송씨


[부산 사하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씨는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선행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몸이 불편하다 보니 지금도 일을 할 때 힘든 경우가 잦다"며 "그러나 몸이 허락하는 데까지는 이웃을 계속 돕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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