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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아제르·아르메니아 무력 충돌에 '네탓' 공방
기사 작성일 : 2023-09-26 18:00:57
트럭에 오른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 지역 주민들


(코르니조르[아르메니아] AP=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25일(현지시간) 트럭에 올라 국경 도시 코르니조르로 대피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아르메니아 정부는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아르메니아계 주민 4천850명이 자국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정윤섭 기자 =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현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피난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러시아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아르메니아의 반(反)러시아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화살을 돌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미국은 아르메니아에서 반러 감정을 인위적으로 초래하는 극도로 위험한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역할을 비판한 아르메니아를 거들면서 "러시아는 안보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앞서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의 군사 공세를 저지하지 못한 채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이며,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의 일부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곳에는 12만 명에 이르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거주해 왔고, 아르메니아계 자치 세력은 군대를 운영하며 아제르바이잔과 분쟁을 거듭해왔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19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서 아르메니아계 자치 세력 군대와 무력 충돌을 벌인 뒤 신속하게 이 지역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은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이 약속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인종청소를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힌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저녁까지 이곳을 탈출한 주민들은 6천500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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